이 논문들은 손상 축적 가설을 새롭게 포장했을 뿐, 알려진 사실들을 설명하지 못함. 이를 다룬 기사에도 헤이플릭 한계를 설명할 기전이 없으며, 개가 인간보다 빨리 늙고 죽는 이유를 설명할 후성유전적 변화 기전도 보이지 않음.
노화의 명백한 답은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것임. 세포는 죽어야 할 때 죽으며, 그러지 않으면 문제가 생김. 포유류도 마찬가지로, 강아지가 독립적으로 생존하도록 키우는 데는 인간보다 짧은 시간이 걸리므로 개는 더 빨리 늙고 죽도록 최적화되어 있음. 그것이 종에 유리하기 때문임.
늙고 죽도록 프로그램되어 있지 않다면 자연선택을 통한 진화가 작동하지 않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종이 사라질 것임. 노화와 죽음은 사고나 손상, 올바른 명령에서의 이탈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핵심 기전임. 이런 기사에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종이 적응할 유연성을 확보해 주는 기전을 찾아야 함.
여기에는 오류와 가정이 많음. 우선 자연선택에서 종 전체의 이익이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님. 이는 반례가 많은 집단선택 가설이며, 장기적으로 선택은 유전자 수준에서 일어난다고 봐야 함.
인간이 성적으로 성숙하고 사냥할 수 있는 나이에 더 빨리 도달하지 못하는 이유도 아직 명확하지 않음. 다른 인류 계통은 더 빨리 성숙했다는 근거도 일부 있으며, 인간의 번식 성숙 시기는 아시아코끼리와 비슷함. 더 큰 뇌와 지능을 얻기 위한 절충일 가능성이 높지만, 지능 덕분에 어린 개체를 더 오래 돌볼 수 있게 되면서 큰 두개골의 진화가 쉬워진 결과일 수도 있음.
개가 종의 이익을 위해 빨리 늙고 죽도록 최적화되었다면 인간에게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 세대 간격을 늘리는 대신 지능을 높인 조상이 경쟁에서 이겼고, 다른 인류 계통은 사라지거나 현재 유전자 풀에 적은 기여만 남겼을 가능성이 큼.
노화와 죽음도 진화적 절충일 가능성이 높음. 성숙 이후 추가 자손을 남길 확률이 낮아지면 자연선택의 영향도 약해짐. 여성은 평생 사용할 난자를 가지고 태어나며 나이가 들수록 오류율이 급증하고, 남성의 정자 생성에도 더 미묘하지만 비슷한 문제가 있음. 이런 오류는 시간에 따른 물리적 스트레스에서 비롯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간 수명에 상한을 두는 선택 압력의 상당 부분을 설명할 수도 있음.
만성 스트레스가 노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뜻인가 봄. 40대까지는 살아남길 바람.
현재 세포의 특정 부위를 표적으로 메틸화·탈메틸화할 수 있는 기술이 있나?
불가능하며, 가능하더라도 원치 않을 수 있음. 꺼진 유전자에 어떤 돌연변이가 숨어 있는지, 다시 켰을 때 어떤 결과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임. 메틸화 패턴 초기화에는 패턴을 되돌리는 것뿐 아니라 유전체를 정상 상태로 복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봄.
정밀한 메틸화 조절만 해도 현재 기술을 넘어서는 작업임. 히스톤에 감긴 염색질을 풀고 메틸화 상태를 바꾼 뒤 다시 포장하는 맞춤형 단백질 집합이 필요함. 모든 세포 유형과 각각의 올바른 메틸화 패턴을 알아야 하고, 엉뚱한 세포에 잘못된 패턴을 적용해서도 안 됨.
뇌 등에서 메틸화가 예상하지 못한 용도로 쓰이지 않는지도 알아야 하며, 후성유전적 변형은 메틸화만 있는 것도 아님. 이 모든 문제를 풀었다면 돌연변이 없는 깨끗한 DNA로 복구하는 일도 쉬울 것임. 조금이라도 실현 가능하게 만들려면 AI가 꼭 필요함.
이해가 잘 안 됨. 우리는 질병, 굶주림, 포식자, 이웃 부족의 공격을 끊임없이 두려워하는 지속적인 스트레스 환경에서 진화하지 않았나? 그런 환경에 대한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 왜 곧바로 자폭하는 것이어야 하나?
NewLimit은 언급되지 않음. 전반적으로도 이 회사에 관한 이야기는 드물지만, 하는 일은 인상적이고 중요해 보임.
후성유전적 노화는 적응적 현상일 수 있다고 봄. 무작위 유전적 손상이 예측 가능한 속도로 쌓이면서, 노화 관련 사망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들을 차례로 끄도록 프로그램된 과정이라는 가설임.
그렇다면 우리가 노화라고 보는 현상은 주로 DNA 손상에 대한 후성유전적 반응이 됨. 바이러스 감염 증상의 상당 부분이 바이러스의 직접적인 작용보다 면역 반응에서 비롯되는 것과 비슷함.
텔로머레이스를 무분별하게 활성화하는 등 단순한 노화 억제 시도가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하는 간접 근거가 됨. 자연의 거의 모든 현상에는 여러 기능이나 원인이 있지만, 노화의 한 원인은 장수와 암 억제 사이의 진화적 절충일 가능성이 높음.
보호 장치를 끄는 대신 암 치료 능력을 극도로 높이거나, 별도의 암 탐지·제거 기전을 만드는 것도 한 가지 선택지일 수 있음.
이 가설은 노화 관련 사망에 기여하면서, 꺼 버리면 노화를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가 있다고 전제함. 구체적으로 어떤 유전자인가? 내가 아는 한 그런 유전자는 없으며, 많은 유전자가 여러 형질에 영향을 주므로 특정한 노화 유전자가 있는 것도 아님.
게다가 노화라는 말은 너무 많은 요인을 한데 묶음. 예를 들어 조로증은 가속 노화라고 불렸지만, 실제로는 라민 A 돌연변이로 세포골격 구조에 결함이 생기는 질환임. 겉모습이 나이 든 사람과 비슷해 노화와 관련은 있지만, 정상 라민 A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도 늙으므로 단순히 가속 노화라고 부르기는 어려움.
노화로 묶이는 다른 현상도 상당수는 노화 자체보다 손상에 관한 것임. 반면 헤이플릭 한계는 손상보다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면서 세포가 어떤 이유로 지치는 현상인데, 그 이유를 납득할 만하게 설명한 글은 아직 읽지 못했음. 분명 이를 일으키는 기전이 있어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