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는 원래 사이클 산업이다.
가격이 오르면 너도나도 증설하고, 결국 공급 과잉이 와서 가격이 무너진다.
이번엔 다르다는 게 BofA의 주장이다.
그동안 돈스도 일관되게 주장해온 메모리의 산업 성격이 바뀌고 있다는 말과 같은 의미다.
이유는 공급 탄력성이 구조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자본, 패키징, 전력, 지정학 - 네 가지가 다 발목을 잡는다.
마이크론을 예로 들면, FY26 capex를 $25B 넘게 잡았는데 (FY25 $13.8B에서 거의 두 배) 이 돈의 대부분이 장비가 아니라 클린룸 건설에 들어간다.
건물부터 지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실제 생산능력이 의미 있게 늘어나는 건 2028년 이후다.
마이크론 아이다호 팹은 2027년 중반에야 첫 생산, 2028년 본격 램프다.
캐파를 늘리고 싶어도 당장 못 늘린다.
DRAM 수급 충분성 비율, 공급/수요가 2028년까지 계속 110% 위를 유지한다.
과거 다운사이클 때 64%까지 빠졌던 것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다.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지르는 구간이 안 보인다.
그래서 BofA는 ASP가 과거 다운사이클처럼 급락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HBM - AI 추론이 메모리를 병목으로 만들었다.
예전엔 AI 연산에서 컴퓨팅이 병목이었다.
지금은 메모리가 병목이다.
특히 추론 단계에서 그렇다.
이유를 풀어보면 이렇다.
AI가 긴 문맥을 처리하고, 여러 사용자를 동시에 받고, 여러 단계로 추론할 때마다 모델은 메모리를 계속 들락거린다.
토큰 하나를 만들 때마다 모델 가중치와 누적된 캐시에 접근해야 한다.
연산력은 모델당 한 번 정해지면 끝인데, 메모리 대역폭은 사용자마다, 쿼리마다, 에이전트마다 계속 늘어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AI 모델의 context window가 커지는 속도가 압축 기술이 따라잡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로 아무리 메모리를 아껴 써도, 원초적 수요가 더 빨리 늘어난다.
수요를 숫자로 보여준다.
HBM 시장은 2025년 $35B에서 2030년 $246B로 커진다.
연평균 34% 성장이다.
가속기 한 개당 HBM 용량은 2025년 187GB에서 2030년 464GB로 늘어난다.
엔비디아의 최신 Vera Rubin 시스템은 가속기당 HBM4를 288GB 쓴다.
HBM 가격도 보자.
2026년 GB당 $14.3에서 2027-28년 $17.5까지 오른다.
메모리가 단순 부품이 아니라 AI 시스템의 핵심 자산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