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메모리칩 부족 사태가 너무 심각해지면서, 일부 대형 소비자 기술 기업들은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중국과 협력하는 데 대한 제한을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기업들은 또한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생산을 늘리기 쉽게 만들어주기를 원하고 있다.
애플 CEO 팀 쿡은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정책 선택과 관련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2022년 애플은 중국 NAND 업체인 양쯔메모리(Yangtze Memory)를 플래시 스토리지 공급업체 중 하나로 만들기 위해 협력했지만, 미국 의원들이 반대하면서 그 계획을 포기해야 했다.
HP를 포함한 세계 최대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 일부는 아시아로 판매될 제품에 CXMT 메모리칩을 사용하는 방안을 두고 공급망 파트너들과 논의 중이라고, 이 논의에 정통한 사람들이 말했다.
마지막 문단은 앞으로 상황이 어디로 흘러갈 가능성이 큰지를 암시한다. 중국 기업들은 현재 경쟁력 있는 HBM을 만들 수 없다. 설령 그들의 칩이 AI 가속기에 탑재될 수 있도록 허용된다 하더라도 그렇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HBM의 핵심 구성 요소는 DRAM이고, 사실상 모든 컴퓨팅 기기는 DRAM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DRAM은 로직 반도체와 달리 대체 가능성이 높다. HP가 아시아에서 판매되는 컴퓨터에는 CXMT 칩을 쓰고, 서방 시장에 판매되는 컴퓨터에는 빅3 업체의 칩을 쓰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이든 다른 어떤 제품이든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들이 구형 DRAM일 수도 있고, 신뢰성이 떨어질 수도 있으며, 새로운 공급업체를 쓰는 데 따른 여러 결함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이런 물량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중국 공급업체들은 더 나아질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중국 공급업체들은 점점 선도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자신들을 저비용 공급자로 만들어줄 수 있는 보조금까지 받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