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당 커밋 5.1배, 데이터 과학자당 쿼리 3.1배, 법무 직원당 계약 3.1배, 영업사원당 거래 1.7배, 채용 담당자당 채용 1.4배, 매입채무 담당자당 송장 처리 1.4배라는 수치는 AI가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만들어낼 잠재력이 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릴 수 있음.
앞의 세 지표는 1,000배 늘어도 Anthropic 사업에 별 영향이 없을 수 있는 간접 지표인 반면, 뒤의 세 지표는 그럴 가능성이 훨씬 낮음. AI는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잡무만 더 많이 하게 만들기도 함.
그렇다면 AI의 경제적 가치는 불필요한 업무를 더 빨리 알아채고 없애는 2차 효과에 달려 있을 수 있음. 오래 걸리던 월간 보고서를 AI로 매일 만들게 되자, 정작 그 보고서 자체가 필요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식임.
주니어 여부는 잘못된 구분 기준임. 최근 함께 일한 시니어 중에는 에이전트를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이 있었고, 갓 졸업한 엔지니어 중에는 자기 역량을 100배로 늘리는 사람도 있었음.
이제 채용할 때는 깊은 호기심과 빠른 학습 능력, 에이전트를 최대한 활용하고 조율할 수 있다는 증거,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는 능력을 봄. 이 능력들이 있으면 소프트웨어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음.
LLM이 더 똑똑해진다면 에이전트 조율도 대신 해주지 않을까? 유효기간이 짧은 기술처럼 보임. 나는 일할 때 Claude만 쓰는데 알아서 에이전트를 실행하므로, 왜 사람이 극한까지 조율해야 하는지 모르겠음.
오랜 개발 경력을 돌아보면 실익보다 화려함 때문에 기술을 쓰면서 대단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전도하는 경우가 있었음. 단순한 CRUD 앱에 마이크로서비스를 요구하거나, VS Code 대신 vi를 고집하거나, PostgreSQL에 충분히 들어갈 데이터에 별도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자는 식임.
지난 10년간 채용을 많이 해왔는데, 신입이든 수석·스태프급 이상이든 가장 먼저 보는 것은 호기심임. 그래도 주니어와 시니어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함.
에이전트에 무엇을 시키고 무엇을 시키지 않을지 아는 능력은 오히려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음. 호기심 많은 주니어는 경험자가 피할 불필요한 탐색에 빠질 수 있음. 할 수 있다고 모두 해야 하는 것은 아님..
그런데 Anthropic은 반대로 주니어가 다른 직종으로 사라지길 바라는 듯함. 미국인의 숙련을 약화하고, 기업이 인간의 검토 없이 LLM 코드를 받아들이게 만들려는 조직적 시도는 절대로 아닐 것임.
생명공학처럼 업무 절차가 규제되는 산업을 겨냥하거나, 관련 법을 바꾸려고 군과 정부에 적극적으로 로비할 리도 절대로 없을 것임.
신입들이 저품질 결과물을 100배 만들어냈다는 뜻인가? Anthropic이 주니어 엔지니어를 채용하지 않는 이유를 알 만함.
에이전트가 쏟아내는 정보가 올바른 방향인지 검증하는 판단력도 필요함.
당연한 얘기지만 새 주니어가 없으면 새 시니어도 없게 됨..
미래의 시니어는 탄탄한 기술 지식이 아니라 Anthropic이 말하는 자율성과 판단력으로 정의될 것임. 내게는 사교성이 좋고, 사내 승진에 능하며, 학력과 경력이 좋은 사람이라는 뜻으로 읽힘.
10년 뒤에는 자료구조가 무엇인지 알 필요도 없어질 테니, 컴퓨터과학 교육을 받지 않고 법률·경영 같은 다른 분야나 사내 다른 직무에서 넘어올 수도 있음. 평가할 명확한 기술이 없는 비기술 분야에서는 이미 대체로 이렇게 돌아감.
채용 절차를 겪은 사람에게 들었는데, 몇 년 안에 자기 직무가 없어져도 괜찮아야 한다는 점을 채용 때 꽤 솔직하게 밝힌다고 함.
그게 문제가 될 무렵에는 시니어도 필요 없을 것으로 가정하는 듯함.
당연한 얘기지만 3년 뒤 AI가 인간보다 똑똑해진다면 이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임.
필요해지면 인턴십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니 기업에 실질적인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음.
에이전트 활동이 계속 늘어나면 결국 인간이 집단적으로도 삶을 지탱하는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어 보임. 의료 체계와 전력망이 인간이 개입해 고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진 뒤 멈추면 어떻게 할 것인가? 에이전트가 완벽하고 인류 전체의 이익에 100% 부합하지 않는 한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그 이익을 어떻게 정의할지도 불분명함.
확률적 에이전트로 결정론적 견제 장치를 만들고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피드백 구조는 가능하다고 봄. 하지만 지금은 무법지대에 가깝고 많은 기업이 그렇게 하고 있지도 않으며, 해법도 아직 보이지 않음. 에이전트가 다 처리할 수 있더라도 최첨단 LLM 없이는 사회를 운영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닌가?
최근 읽은 Ted Chiang의 짧은 소설 「인류 과학의 진화」 는 초인류가 모든 연구를 맡으면서 인간이 논문을 낸 지 25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함. 인간은 그들의 지식을 축약된 형태로만 전달받고, 이해하려는 노력은 고고학 같은 취미가 됨. 초인류가 언제나 인간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전제가 있는 작품임. 2002년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놀랍도록 선견지명이 있으며, 수록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의 다른 작품들도 현대 AI와 관련성이 높음.
아무도 운전대를 잡고 있지 않음. 기업의 단기 이익 추구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장기적 영향을 살펴야 할 입법부의 견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
AI만의 일도 아님. 도박은 늘고, 성인과 미성년자는 도파민을 반복 자극하는 구조에 빠지고, 소셜 네트워크의 악영향은 측정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떨어지고 가전 제조사는 감시를 벌임. 정말 무법지대처럼 느껴짐.
비슷한 작품으로 E. M. Forster의 「기계는 멈춘다」(1909) 와 Paolo Bacigalupi의 「펌프 식스」(2008) 가 있음. 배경은 매우 다르지만, 오래전에 죽은 전문가들이 만든 시스템에 기대어 살던 퇴폐적·쾌락적인 미래 인류가 고장 난 시스템을 고칠 줄 모르게 된다는 공통점이 있음.
AI 이전에도 규모가 좀 있는 기업은 거의 다 그랬던 것 아닌가? 내가 다닌 직장에서도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고, 각자 자기 부분만 알면서 잘 돌아가길 바랐음. 반론을 해보자면 지속 가능성 자체는 이미 입증된 셈임.
다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별개임. 대기업은 평균적으로 자원을 엄청나게 낭비함. 외부 투자 없이 운영하는 기업이라면 VC가 뒷받침하는 토큰 보조금이 사라진 뒤에도 이런 개발 방식이 이득일지 의심스러움. 몇 달에서 1~2년 안에 알게 될 듯함.
인간이 시스템 전체를 이해하던 시대는 늦어도 수백 년 전에 끝났고, 르네상스형 인간의 시대도 오래전에 지나갔음. 집단적 이해라고 했지만 인간은 Borg 같은 집단의식이 아니므로 그것도 실재하지 않음. 우리는 평생 기껏해야 부분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 속에서 살아왔음.
에이전트는 인간보다 낫기만 하면 되며, 인간도 그다지 잘하지 못함. 자율주행과 같은 논리이니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음.
Anthropic의 발견은 사실상 무한한 자금과 과열된 관심을 공급받는 기업에서 나온 결과라는 점을 기억해야 함. 일부는 일반화할 수 있겠지만 상당수는 그렇지 않을 것임. 흥미롭기는 해도 아주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야 함.
아주 사소한 내용을 빠뜨린 듯함.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모델도 보유하고 있음. 별로 상관없는 세부사항이겠지만 말임.
엔지니어당 커밋이 5.1배라고 함. 웹에서 찾아보니 Anthropic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약 1,500명이라는 추정치가 나옴. 그렇다면 엔지니어 7,500명에 해당하는 조직이라는 뜻인가? 그 7,500명은 정확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인프라가 만만하지 않다는 것도, 남의 일을 과소평가하기 쉽다는 것도 알지만 7,500명이라니 의문이 듦. 홍보하는 만큼의 생산성 혁명인지는 확신하기 어려움.
이런 보고서는 결국 “당연히 그렇게 말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됨. 사실 보고와 광고를 구분할 방법이 없음..
적어도 유용한 상한선은 보여줌. Anthropic조차 AI 도입에 따른 매출 배수가 2~4배에 그친다면, 소프트웨어 공장을 잘 구축해서 가치 있는 산출물을 10배나 100배 늘렸다는 사람들은 매우 의심스럽게 보임.
그들이 하는 말은 전부 광고임. 모든 회사가 엔지니어에게 생각을 멈추고 자사 소프트웨어에서 수락 버튼만 누르도록 요구하길 바랄 것임. 그게 돈을 버는 방식이고, 경영진 대부분은 이를 믿을 만큼 착각에 빠져 있음.
거품이 꺼지기 전까지 벌이는 과장 마케팅일 뿐임.
설립 5년 차 Anthropic의 직원당 매출이 고성장기 Meta·Google의 2~4배라는 수치는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음. 채용 속도에는 수많은 요인이 작용함. Instagram도 인수 당시 직원 13명에 매출 10억 달러 아니었나?
직원당 매출은 업종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짐. AI의 효과를 보려면 설립 5년이 넘고 AI 도입에 적극적인 기업의 직원당 매출을 살피는 편이 나을 수 있음.
이 글의 저자는 Nathan Wilmers, Regina Catipon, Maxim Massenkoff, Peter McCrory임. 일일이 경력을 찾아보긴 귀찮지만, 이 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있는가?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유지보수하고 발전시키는 일을 아는가?
Anthropic CEO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으니, 경험에서 나온 깊은 통찰로 이들의 주장을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임.
직접 찾아보니 모두 경제학자인 듯함. 그럴 줄 알았음.
여러모로 안일한 논리임. 우선 Dario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음..
회사가 커지면서 사업 기능이 자연스럽게 확대되는 것은 모든 연구개발 기업이 겪는 주기임. 개발자와 연구자를 대거 채용하고, 제품·시장 적합성을 확보한 뒤,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감원하면서 영업과 운영을 최대한 늘림.
Anthropic만의 새롭거나 독특한 현상이 아니며, AI의 기적 덕분인 척해서는 안 됨. 이 분석에는 AI 외 분야 연구기업의 채용 주기와 비교가 전혀 없음. 기본적인 조사부터 해야 할 정도로 민망한 분석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