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가 사회에 널리 침투된 2023년 이후, 많은 이용자들은 GPT나 Claude, Copilot, Gemini 등 모델들의 성능 비교에 주목해 왔다. '어떤 모델이 가장 똑똑한지', '어떤 모델이 가장 정확한지...'라는 논의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연구 최전선에서는 조금 다른 주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 상징 중 하나가 Microsoft Research가 공개한 Diagnosing AI Agent Failures from Execution Trajectories이다. 이는 AI 에이전트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이며, EMNLP 2026에 채택되었다.
중요한 점은 이 연구가 AI의 답변 정확도 향상이 아니라, 'AI가 실패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AI 업계 전체가 다음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주목하게 한다.
왜 실패 분석이 중요한가
기존의 챗봇형 AI는 인간이 질문을 하고 AI가 답변하는 단순한 구조였다. 따라서 다소 잘못된 답변을 내놓아도 이용자가 재질문하거나 수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대화 상대가 아니라,
- 메일을 처리하는
- 보고서를 작성하는
- 회의 내용을 요약하는
- 시스템을 조작하는
- 워크플로우를 실행하는
등의 업무를 대행하는 에이전트로 발전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왜 실패했는가'이다.
인간 담당자가 실수했을 경우 원인 분석이 이루어지지만, AI가 잘못된 판단을 했을 경우 그 원인이 추론 오류인지, 데이터 획득 오류인지, 도구 사용 오류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AgentRx(AI 에이전트 버전의 장애 분석 도구)는 AI 에이전트가 실행한 이력을 추적하고 그 실패 원인을 분석함으로써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을 높이려는 연구이다.
Microsoft는 무엇을 내다보고 있는가
이 연구는 Microsoft의 제품 발표가 아니라 Microsoft Research의 연구 성과이지만, 흥미로운 점은 논문을 공개한 조직이 Microsoft 365나 Copilot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M365 Research라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연구 주제들을 보면,
- AgentRx(에이전트 실패 분석)
- CI-Work(기업용 에이전트 평가)
- LEGOMem(에이전트 기억)
- ACON(장기 태스크용 컨텍스트 관리)
등이 나열되어 있다. 공통적인 것은 'AI를 똑똑하게 만드는 연구'보다는 'AI를 기업에서 안전하게 운영하는 연구'가 중심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Microsoft가 발표한 Home・Code・Autopilot 구상과도 생각이 일치하는 듯하며, 장래에는 AI가 단발적인 답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업무를 대행하게 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성능뿐만 아니라 신뢰성(reliability), 감사성(auditability), 재현성(reproducibility)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는 Microsoft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흐름은 Microsoft에 국한되지 않는다.
OpenAI는 안전성 평가 벤치마크 공개를 진행하고 있고, Anthropic은 AI의 헌법적 접근(Constitutional Approach)이나 안전성 연구를 중시하고 있으며, Google DeepMind 역시 에이전트나 추론 모델의 평가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각 회사가 목표하는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더 똑똑한 AI'뿐만 아니라 '더 신뢰할 수 있는 AI'를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앞으로는 '어떤 모델이 가장 똑똑한가'보다 '어떤 AI에게 안심하고 업무를 맡길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경쟁 축이 되어갈 가능성이 높다.
AI 리서치 이용자가 오해해서는 안 될 점
AI 관련 뉴스를 쫓아가다 보면 신모델이나 벤치마크 스코어에만 눈이 향하기 쉽지만, 연구 논문을 읽을 때는 그 연구가 해결하려는 과제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AgentRx를 보고 'Microsoft의 새로운 기능이 나왔다'고 이해하는 것은 본질적이지 않다. 오히려 'AI가 업무를 대행하는 미래에 실패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 주목해야 한다.
연구 논문은 미래의 제품 로드맵 그 자체는 아니지만, 기업이 어떤 과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단서가 된다. 특히 연구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같은 주제에 투자하고 있다면, 해당 분야가 장래 전략상 중요할 가능성이 높다.
AI(LLM) 리서치 이용자는 앞으로 무엇을 의식해야 하는가
앞으로의 AI 리서치 이용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모델 비교에만 주목하지 않는 자세이다.
GPT, Claude, Gemini, Copilot의 성능 차이를 쫓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연구자들이 어떤 문제에 집중하고 있느냐이다.
앞으로는,
- 에이전트의 신뢰성
- 설명가능성(Explainability)
- 메모리 관리
- 평가 방법론
- 보안
- 거버넌스
- 감사성(Auditability)
등의 주제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질 것이다.
AI는 이미 '답변하는 도구'에서 '업무를 실행하는 존재'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사용자 역시 '어떤 모델이 똑똑한가'를 쫓을 뿐만 아니라, '그 AI가 어떻게 판단하며, 실패했을 때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해진다.
앞으로의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을 넘어선다. AI의 능력과 한계를 이해하고, 그 판단 과정이나 운영 위험까지 포함하여 평가할 수 있는 힘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AI 리터러시가 되어갈 것이다.
논의(Discu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