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시대에, 만드는 양을 늘리면 조직이 자멸하는 이유
요약
AI 코딩으로 생산성이 높아진 시대에 단순히 결과물의 양을 늘리는 것은 유지보수 비용과 기술 부채를 폭증시켜 조직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AI를 단순한 백로그 해결 도구가 아닌, 더 높은 수준의 전략적 목표에 도전하는 변혁적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을 담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AI로 생산성이 높아져도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은 줄어들지 않음
- 단순히 만드는 양을 늘리는 것은 '이화적 붕괴'를 초래할 위험이 있음
- AI는 가치의 임계치를 낮추는 용도가 아닌 야심의 임계치를 높이는 데 사용해야 함
- 성과를 AI 토큰 소비량으로 측정하는 '토큰맥싱'을 경계해야 함
AI 코딩이 실용 단계에 진입하면서, 이전에는 몇 주가 걸렸던 기능이 단 몇 시간 만에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많은 팀이 이러한 생산성을 "그동안 착수하지 못했던 백로그 (Backlog)를 단번에 해결할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그 받아들이는 방식이야말로 함정일지도 모른다.
Confluent의 전 Principal Engineer이자 분산 시스템 해설로 알려진 Jack Vanlightly가 블로그 기사 「Raise the Ambition Threshold」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논하고 있다. 주장은 단순하다. AI는 "만드는 양을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전하는 목표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직 엔지니어나 테크 리드(Tech Lead)에게 있어, 자신들의 AI 활용이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점검할 자료가 된다. 이하, 기사의 논점을 따라 정리한다. 원문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jack-vanlightly.com/blog/2026/6/19/on-the-folly-of-tokenmaxxing
Vanlightly는 생텍쥐페리의 유명한 구절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AI는 인류가 전례 없는 속도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부여했다. 하지만 그 힘은 양의 증가를 가치 창출로 착각할 위험과 맞닿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지점이 기사의 출발점이자 핵심이다.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만드는 대상을 무조건적으로 늘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는 구분이다.
왜 양을 늘리는 것이 문제인가. Vanlightly가 꼽는 이유는 시스템은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스템은 모두 운영, 보안, 모니터링, 문서화, 유지보수라는 지속적인 의무를 동반한다. 일단 출시하면 그 비용은 조직에 계속해서 남아 있게 된다.
그는 이 상태를 「catabolic collapse (이화적 붕소)」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생물이 자신의 조직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듯이, 조직이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의 인프라를 떠안게 되면 리소스는 혁신이 아니라 기존 자산의 연명에 흡수되어 버린다. 그는 이를 국가 재정에 비유하기도 한다. 채무 상환이 예산 내에서 계속 불어나 전진을 위한 투자를 압박하는 구조와 같다는 것이다.
이 지적은 AI로 만드는 속도가 올라간 지금이야말로 더욱 유효하다. 생성 비용이 낮아지더라도, 그 후에 따르는 유지보수 비용은 낮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만들어내는 수가 늘어나면 떠안아야 할 부채의 총량은 계속해서 불어날 뿐이다.
기사의 중심에는 AI의 사용법을 두 가지로 나누는 대비가 있다.
하나는 「가치의 임계치를 낮추는」 사용법이다. 그동안 비용 대비 효과가 맞지 않아 몇 번이고 예산이 책정되지 못해 보류되었던 기능을, AI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착수해 버리는 패턴이다. Vanlightly는 이를 slopply (엉성한) 기술 사용법이라고 부른다. 만들 수 있게 된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애초에 투자 대상으로 기각되어 왔던 이유는 사라지지 않았다. 유지보수 비용만이 새롭게 추가될 뿐이다.
다른 하나는 「야심의 임계치를 높이는」 사용법이다. 그동안 기술적·리소스적으로 손이 닿지 않았던, 진정으로 전략적인 난제에 도전하는 패턴이다. 그는 이를 transformational (변혁적인) 사용법으로 규정한다. AI를 통해 비로소 현실적이 된 거대한 목표에 리소스를 투입한다는 발상이다.
동일한 생산성 향상을 뒤처진 백로그 소화에 쓸 것인가, 아니면 앞을 향한 도전으로 쓸 것인가. 여기서 조직의 미래가 갈린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원문 URL에 남아 있는 「tokenmaxxing (토큰맥싱)」이라는 단어가 이 기사의 또 다른 키워드다. 엔지니어를 토큰 소비량으로 평가하는 것, 즉 AI를 얼마나 사용하여 무엇을 만들어냈는가를 성과로 간주하는 발상을 가리킨다.
Vanlightly는 이것이 비즈니스상의 정당성을 동반하지 않는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요가 적은 기능의 구현이나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백엔드 재작성 같은 작업은 고객 가치를 거의 창출하지 못한 채 유지보수 비용만 쌓아 올린다. 움직인 양, 소비한 토큰량을 지표로 삼으면 이러한 낭비가 「성과」로서 장려되어 버린다.
이 위험은 조직이 클수록 심각해진다고 그는 지적한다. 규모가 큰 회사에서는 많은 구성원이 고객이나 비즈니스 가치로부터 먼 곳에 있다. 현장과 가치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가치가 낮은 작업에 노력을 쏟아도 알아차리기 어렵고, 무의미한 지출이 일어나기 쉽다.
그는 이미 일부 CTO들이 자사의 AI 이용 의무화가 정말 가치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는 징후에도 언급하고 있다. AI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면 이러한 반동을 불러올 수 있다.
Vanlightly의 결론은 명확하다. 단순히 백로그 (backlog)를 쳐내기만 하는 회사는 진정으로 야심 찬 목표를 쫓는 경쟁사에게 추월(leapfrogged)당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팀은 '있으면 좋은' 정도의 기능을 처리하는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충분히 야심적인지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부터는 나의 개인적인 견해다만, 이 주장은 "AI로 생산성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곧바로 "많이 만들 수 있다"로 치환해 버리는 분위기에 대한 냉철한 견제로 읽힌다. 빠르게 만드는 것과 만들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를 실무에 적용한다면, AI 덕분에 착수가 쉬워진 기능일수록 "왜 이것은 지금까지 만들어지지 않았는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효과적일 것이다. 만약 거절했던 이유가 지금도 유효하다면, 착수 비용이 낮아졌더라도 답은 변하지 않는다.
만들 수 있는 양이 늘어난 시대에 물어야 할 것은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에 도전해야 하는가"이다. 기술 리드 (Tech Lead)로서, 팀의 AI 활용이 어느 임계값(threshold)을 향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가치는 충분하다. 🔍
출처: Jack Vanlightly 「Raise the Ambition Threshold」. 뉴스레터 『Leadership in Tech』에서 소개. 원문: https://jack-vanlightly.com/blog/2026/6/19/on-the-folly-of-tokenmaxx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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