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 본장 열리자마자 반도체가 일제히 급락하는 진짜 이유.
오늘 메타와 램리서치에서 연달아 나온 두 가지 숫자가 지금 AI 반도체 시장의 진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줌.
메타(Meta): "3분기에 43조 원을 벌고도 AI 데이터센터에 46조 원을 쏟아부어 14년 만에 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섰고, 미래 총약정액은 1,090조 원까지 불어났다."
램리서치(Lam Research): "사상 첫 영업이익률 40%를 넘기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지만, 매출 35%를 받쳐주던 중국 비중이 다음 분기부터 줄어든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이 두 가지 소식을 합쳐보면, 어제 반등했던 반도체 주식이 왜 하루 만에 다시 무너져 내리는지 월가의 서늘한 속내가 그대로 읽힘.
사실 어제까지만 해도 스페이스X가 "한 분기 설비투자로 26조 원($19.6B)을 썼고, 그중 22조 원($16.4B)을 AI 데이터센터에 투입했다"고 발표하면서, 8거래일 연속 빠지던 미국 반도체 주식이 일제히 반등하고(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약 +2%) 한국 증시도 3% 넘게 올랐음.
그런데 불과 하루 만인 오늘 밤, 미 본장이 열리자마자 반도체 ETF(SOXX)가 5% 가까이 빠지고 램리서치(-9%대), 메타(-6%대), AMD(-6%대), 엔비디아(-3%대)까지 일제히 파란불을 켜며 어제 상승분을 다 토해내고 있음. (오늘 낮 한국 증시도 하이닉스 자사주 매입 종료와 차익실현 등이 겹치며 코스피 -3.5%, 하이닉스 -5.5%, 삼성전자 -4.0%로 먼저 급락 마감함.)
그동안 반도체 랠리를 지탱하던 가장 큰 믿음은 "어차피 빅테크들은 현금이 넘쳐나니까 수백조 원씩 칩을 사도 아무 문제 없다"는 거였음.
하지만 오늘 확인된 숫자들은, 그 돈줄과 인프라가 생각보다 훨씬 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는 걸 그대로 보여줌.
- 돈을 가장 잘 버는 빅테크조차 벌어들인 현금보다 더 쓰기 시작함 (메타의 1,090조 원 공시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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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전 세계에서 현금을 가장 무섭게 쓸어 담는 회사 중 하나임. 실제로 이번 3분기에도 본업인 광고 장사로만 327억 9,000만 달러(약 43조 원)의 영업현금을 벌어들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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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AI 칩을 사고 데이터센터를 짓는 설비투자(금융리스 원금 포함)에 그보다 더 많은 349억 1,000만 달러(약 46조 원)를 쓰는 바람에, 손에 남는 현금(잉여현금흐름·FCF)이 -21억 2,000만 달러(약 -2.8조 원) 적자로 돌아섬. 상장했던 해인 2012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있는 일임.
사실 간밤 실적 발표 직후만 해도 매출이 예상치를 넘어서 메타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잠깐 오르기도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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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개장 직전 블룸버그가 메타의 분기 세부 보고서(10-Q)를 뜯어보면서 시장 분위기가 완전히 얼어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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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가 앞으로 데이터센터·클라우드·전력을 쓰겠다고 사인해 둔 총계약 금액이 지난 7월 약 7,000억 달러에서 불과 석 달 만에 8,250억 달러(약 1,090조 원)로 불어나 있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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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아직 시작되지 않아 당장 재무제표에 부채로 잡히지 않는 '장부 외 미개시 리스'만 2036년까지 3,557억 달러(약 470조 원)에 달하고, 취소할 수 없는 서버·클라우드·전력 계약만 4,545억 달러(약 600조 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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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현금으로도 모자라서 이제는 장부 밖 약정까지 천문학적으로 쌓아가며 AI에 베팅하고 있다"는 게 숫자로 확인되자, 월가가 투자비 회수 시점을 다시 걱정하기 시작한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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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밀어주던 'AI 클라우드'들이 전력난과 자금난으로 줄줄이 삐걱거림 (영국 Nscale 사태 & 젠슨 황의 독촉)
빅테크만 숨이 가쁜 게 아님. 빅테크 다음으로 엔비디아 칩을 대량으로 사주던 신생 AI 클라우드('네오클라우드') 진영에서도 균열이 터져 나오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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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호주 AI 클라우드 '퍼머스(Firmus)'가 상장을 전격 철회했고, 어제는 싱가포르 '데이원(DayOne)'이 미국 상장을 미루거나 공모 규모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음.
- 그리고 오늘은 엔비디아가 투자한 영국의 대표 AI 클라우드 'Nscale'에서 문제가 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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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에식스(Loughton) 핵심 데이터센터 부지의 전력망 연결이 2030년대로 밀려버리자, 핵심 고객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MS, 수주잔고의 약 40%)가 해당 부지 계약을 철회하고 발을 빼버린 것임 (단, MS는 Nscale과의 전체 파트너십 자체는 유지한다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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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파로 뉴욕증시 상장(IPO)에서 노리던 목표 몸값 300억 달러(약 40조 원)에 대해 투자자들은 160억190억 달러(약 2125조 원) 수준을 제시하며 몸값을 최대 절반 가까이 깎으라고 압박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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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베를린 GTC에 참석한 젠슨 황 CEO조차 직접 "Nscale 측에 24시간 밤낮으로 일해서(work around the clock) 부지 지연과 전력 문제를 해결하라고 독촉했다"고 밝힐 정도로 상황이 급박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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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엔비디아 칩을 잔뜩 사놔도 정작 꽂을 '전기'가 안 들어와 핵심 계약이 빠지고 상장 자금줄이 막히니, 칩을 파는 반도체 기업들까지 부담이 번지는 구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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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실적 찍어도 소용없다" — 매출 35% 받쳐주던 중국 비중이 꺾이고 공급망이 막힘 (램리서치 -9% 폭락)
오늘 밤 반도체 지수를 가장 세게 끌어내리고 있는 건 장중 -9% 가까이 급락 중인 미국 반도체 장비 빅2 중 하나인 '램리서치(Lam Research)'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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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램리서치가 간밤에 발표한 지난 분기 성적표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었음. 매출은 전년 대비 54% 급증한 82억 2,000만 달러를 찍었고,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40%(Non-GAAP 기준 40.2%) 선을 돌파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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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주가가 폭락한 이유는 다음 분기 전망 때문임. 지난 분기에는 중국 기업들이 램리서치 전체 매출의 35%를 쓸어 담으며 실적을 끌어올렸는데(직전 분기 26%), 회사 CFO가 "이번 12월 분기에는 중국 현지 고객사 발주가 줄어 중국 매출 비중이 의미 있게(meaningfully) 떨어질 것"이라고 예고해 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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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부품 공급망 제약으로 출하 물량까지 막히면서 다음 분기 매출 가이던스(86억 달러 ±4억)가 시장의 높은 기대치(위스퍼 넘버 89억 달러)에 못 미치자, ASML과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반도체 장비주는 물론 메모리·파운드리 주식까지 도미노처럼 밀리고 있음.
- 설상가상으로 터진 '엔비디아 최신 B300 칩' 중국 국영통신사 유출 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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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장비 발주 비중이 줄어드는 와중에, 개장 직전에는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의 민감한 단독 보도까지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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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보안업체 '라바(Lava)'가 보안이 허술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추적하다가, 미국 정부가 수출을 엄격히 금지한 엔비디아의 최신 최상위 AI 칩 '블랙웰 울트라(B300)' 32개가 중국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텔레콤(China Telecom)' 연결 시스템에서 돌아가고 있는 것을 찾아낸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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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가장 경계하는 중국 국영 통신망 쪽에서 최신 B300 칩이 발견되면서, 일각에서는 우회 수출 통로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임.
어제 스페이스X의 투자 숫자를 봤을 때만 해도 시장은 "와, 반도체 칩 수요는 끝이 없구나!"라며 환호했음. 하지만 불과 하루 뒤 메타의 세부 공시와 램리서치·Nscale의 뉴스를 받아든 월가는 그 이면의 차가운 계산서를 다시 보기 시작한 것.
주가는 당장의 '역대 최대 실적'에도 반응하지만, 결국 '그 천문학적인 투자를 앞으로도 계속 문제없이 이어갈 수 있는가(지속 가능성)'에 훨씬 더 큰 점수를 주는 생물이고,
글로벌 자본시장은 오늘 밤 동시에 확인하고 있는 거임.
칩을 가장 많이 사주던 빅테크 중 하나는 14년 만에 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서며 장부 밖 리스(470조 원)를 포함해 1,090조 원의 약정을 짊어지고 있고, 엔비디아가 밀어주던 AI 클라우드들은 전기가 안 들어와 대형 부지 계약이 빠지고 상장 몸값이 깎이고 있으며, 뒤에서 반도체 장비 매출의 35%를 받쳐주던 중국 비중은 다음 분기부터 꺾이기 시작하고, 부품 공급망 병목과 대중국 규제 리스크까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