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2026년 9월~10월, 일본 기업 20곳이 동일한 공격 그룹의 표적이 되었고, 그중 8곳은 이미 정보 유출을 공표했습니다. GMO 사이버 범죄 대책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 공격에는 'ARTEX'라는 자율형 AI 침투 테스트 시스템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국가와 업종을 가려 캠페인별로 공격 호스트를 준비하는, 조직적이고 자동화된 수법입니다.
지난번에는 네트워크 침입에 성공한 공격자가 도메인 관리자가 되기까지의 실연을 했습니다.
이러한 공격은 지금까지는 표적이 되는 조직을 신중하게 선정한 후에 실행되어 왔습니다. 이는 공격자에게도 제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제약이란 무엇이며, 그 제약이 사라지면 어떻게 달라지는 것일까요? AI의 출현으로 인한 변화가 현재 사이버 위협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정리합니다.
1. 공격자에게도 한때는 제약이 있었다
공격자에게 제약이 있었던 것은 사람의 수였습니다.
제대로 된 시니어 침투 테스터가 되기까지는 10년이 걸립니다. 국가 안보 수준에서 통하는 마스터 해커라면 그 이상입니다. 이러한 인재는 세계적으로도 한정적입니다. 따라서 공격자는 표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조직을 무너뜨려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전문가의 시간과 맞먹는지'를 계산했던 것입니다.
탄약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디를 쏠지 신중하게 선택했습니다. 그런 시대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AI는 이 제약을 변화시켰습니다.
2. 공격자의 계산식이 바뀌었다
침투 테스트(Penetration Test)는 대략 아래의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정보 수집 → 취약점 평가 → 침입 → 침입 후 활동 → 측면 이동(Lateral Movement). 지난번 실연도 이 플로우 그 자체였습니다.
이 프로세스를 사람이 수동으로 따라가려면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립니다. 한 자율 테스트 기록에 따르면, 숙련된 침투 테스터에게는 12시간 이상이 걸리는 연습 환경을 AI가 14분 만에 완료했습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50배 이상의 속도 차이가 있습니다. 게다가 AI 인스턴스는 동시에 수만 개를 띄울 수 있습니다.
이 변화는 공격자의 행동 양식 자체를 바꿨습니다.
과거에는 공격자가 시도하기 전에 반드시 계산했습니다. '이 조직을 무너뜨려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사용하는 전문가의 시간과 맞먹는지' — 성과가 확실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작은 조직이나 방어가 허술한 중소기업이라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적으면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우리 회사는 대단한 표적이 아니니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에는 어느 정도 근거가 있었습니다.
AI에 의해 비용이 극적으로 낮아지자, 이 계산식이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성과가 나올지 확신할 수 없어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저렴해졌습니다. 그래서 확신이 없어도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다수의 조직에 동시에 시도하고, 그중 일부라도 걸리면 충분하다—라는 발상으로 바뀝니다.
'공격당할 만큼 중요하지 않은 조직'이라는 전제는 이미 근거를 잃고 있습니다.
3. Vuln-apocalypse — 패치가 나온 다음 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탄약의 문제와 더불어 또 하나의 구조적 변화가 있습니다. 발견되는 취약점의 수와 악용 속도입니다.
AI는 취약점의 '발견'도 스케일시키고 있다
어떤 AI 모델을 사용해 오픈 소스 프로젝트 코드를 스캔한 결과, 271건의 취약점이 한 번에 발견되었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수십 년 동안 누구 눈에도 띄지 않았던 버그입니다. 방어 측면에서 사용하면 코드 품질 향상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일을 공격자도 합니다.
나아가, 공격자의 움직임을 패치 리리즈 전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벤더가 수정 패치를 공개합니다. 공격자는 수정 전후의 바이너리를 손에 넣습니다. '이번 릴리스에서 고쳐진 부분을 전부 내놔라'라고 AI에게 던집니다. 그러면 어떤 버그가 막혔는지 역산할 수 있습니다—이는 동시에, '아직 패치하지 않은 조직을 향해 어디를 공격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나머지는 AI가 익스플로잇(Exploit) 코드를 생성합니다.
이전에는 이 프로세스에 국가 수준의 시니어 리서처와 몇 주에서 몇 달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지금은 코드의 차분(Diff)을 던지기만 하면 몇 시간 만에 끝납니다. 익스플로잇 작성에 필요한 전문 지식 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습니다.
4. CISA KEV는 공격자의 독서 목록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공격자는 '발견할 수 있는 취약점 수가 늘어나고', '탄약이 무한하며', '패치가 나온 다음 날 이미 무기를 갖춘' 상태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방어 측은 CVSS 점수를 보면서 수만 건의 취약점에 우선순위를 매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첫 번째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비대칭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이 있습니다.
취약점(vulnerable) ≠ 실제 공격에 사용 가능(exploitable)
CVSS 점수가 높더라도, 실제 환경에서 공격 체인을 구성할 수 없는 취약점은 공격자에게 가치가 없습니다. 알려진 취약점 중 실제로 현장에서 악용된 것은 전체의 5.5% 이하입니다. 공격자는 점수 목록이 아니라 '실제로 성공적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만을 보고 있습니다.
**CISA KEV(Known Exploited Vulnerabilities)**는 CISA가 운영하는 취약점 카탈로그입니다. '이론적인 위험'이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공격자가 사용했다고 확인된' 취약점만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기준으로 1,700건 이상이며, 매달 수십 건씩 추가되고 있습니다.
방어자의 관점에서는 '대응해야 할 목록'이지만, 공격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미 무기화가 증명된, 실적 있는 수법의 카탈로그'입니다.
이 목록에 대응하지 못하는 조직은 공격자에게 기성 익스플로잇(exploit)으로 침투할 수 있는 표적이 됩니다.
5. 경고는 울리고 있다. 하지만 조직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취약점 발견 속도와 악용 속도가 극적으로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패치 적용 속도는 달라졌을까요?
Qualys Threat Research Unit이 10,000개 이상의 조직에서 10억 건 이상의 KEV 수정 기록을 분석한 연구가 있습니다(2026년 4월 발표). 추적한 52개의 고프로파일 취약점 중 88%는 악용되는 것이 수정하는 것보다 빨랐습니다.
Spring4Shell은 공개 2일 전에 이미 악용되었지만, 평균적인 기업이 수정하는 데는 266일이 걸립니다. Cisco IOS XE는 무기화가 한 달 전이었고, 수정의 평균은 263일입니다.
BitSight가 140만 조직 데이터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KEV에 등재된 취약점 중 60% 이상이 CISA 기한을 넘겨도 미대응 상태였습니다. 중요도가 높은 KEV의 평균 수정 기간은 **137일(약 4.5개월)**이며, 고중요도는 **238일(약 8개월)**입니다.
공격자가 몇 시간 만에 무기를 준비하고 패치가 나오기 전부터 움직이는 반면, 방어자가 수정하는 데는 4~8개월이 걸립니다. 이 차이가 공격자에게 구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맺음말
1편에서는 '수정했다고 생각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썼습니다. 이번에는 그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수정했다고 생각하는' 4개월 동안, 공격자는 패치 출시 다음 날부터 무기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기사를 통해 한 가지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현재 조직의 보안 대응은 공격 속도에 맞추어져 있는가? 공격자가 다음 날에는 이미 무기를 갖출 수 있는 시대에, 대응하는 데 반년이 걸린다면 그 격차는 그대로 공격자에게 사용될 것입니다.
취약점 대응 우선순위를 정할 때 점수보다 '실제로 지금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아 주십시오. CISA KEV가 그 출발점입니다.
AI로 공격이 자동화되는 시대에, 방어 측에도 '한 번 테스트했으니 괜찮다'가 아니라 지속적인 실증이 요구됩니다.
기재된 수치 출처:
*Qualys Threat Research Un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