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델의 역설, 칩 수요를 줄인 게 아니라 끌어올렸다."
오늘 Kimi K3 수요 폭발로 신규 유료 구독이 중단됐다. 이 컴퓨팅 부족 사태가 Jevons의 역설을 실물 데이터로 확인시켜준다. 양즈린의 설계 철학을 보면 이건 예정된 수순.
양즈린은 K3를 이렇게 규정했다. "더 똑똑한 에이전트 하나를 만드는 게 실수다. 우리는 천 개를 만들었다. 뇌 하나에 손 천 개." 작업을 쪼개 수천 개 에이전트를 병렬로 돌리고, 각 에이전트가 최대 100만 토큰 문맥을 들고 며칠씩 도는 구조.
Jevons의 역설은 개념이 단순하다. 효율이 개선돼 단위 비용이 내려가면, 사용량이 그보다 더 크게 늘어 총소비가 오히려 증가한다. K3는 코드 성능 상위권을 기존 대비 약 40% 낮은 비용으로 구현했다. 싸지고 좋아진 만큼 아껴 쓰는 게 아니라 더 많이, 더 오래 쓴다는 뜻.
증거는 이미 데이터에 찍혀 있다. 어제 공유한 각국 AI 모델 주간 추론 트래픽을 보면, 중국 모델의 토큰 호출량이 2026년 들어 지수적으로 튀어 올라 주간 약 33조 토큰 수준에 근접했다. 미국과 기타 지역을 빠르게 추월한 곡선. 저비용 오픈 모델이 수요를 억제하는 게 아니라 폭발시킨다는 Jevons의 궤적 그대로.
이 추세를 K3가 한층 가속화했다. 출시 48시간 만에 수요가 가용 GPU 용량을 넘어서면서 Moonshot은 신규 구독을 중단하고 남은 연산을 기존 구독자에 몰아줬다. 멤버십도 일반용과 코딩용으로 분리해 자원을 재배분한다. 효율적인 모델일수록 공급을 더 빨리 소진시킨다는 신호.
그럼 그 수요는 어디에 먼저 걸리나... 에이전트를 병렬로 수천 개 띄우면, 한 장비가 감당하는 세션 수를 결정하는 건 연산 속도가 아니라 긴 문맥을 담을 메모리 용량이다. 토큰을 하나씩 생성하는 단계도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계속 읽어와 처리량이 메모리 대역폭에 묶인다. 병렬-장문맥 워크로드는 연산보다 메모리에 먼저 걸린다.
아키텍처가 방향을 결정 짓는다. K3는 2.8조 파라미터지만 토큰마다 그중 일부만 쓰는 희소 구조. 연산은 아끼면서 전체 모델은 통째로 메모리에 올려둬야 한다. 토큰 효율을 끌어올리는 이번 세대의 최적화 방향 자체가 연산 대비 메모리 요구를 키우는 구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