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사내에서 바뀐 일과 채용, 그리고 직원과 대중의 AI 전망 차이]
- 앤트로픽 사내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일한 시간이 직원 근무 시간의 6배가 됐고, 기술 부서 신규 채용 중 주니어 비중은 27%에서 9%로 줄었다. 같은 회사 직원들은 2030년까지 AI가 자기 일의 75%를 할 수 있다고 봤고, 미국 취업자는 28%라고 봤다. 앤트로픽은 이 차이가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매일 겪는 AI 수준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이 글은 앤트로픽이 10월 16일(미국 시각) 함께 공개한 보고서 2편을 옮기면서, 배경지식 없이도 읽을 수 있도록 필요한 설명을 덧붙인 것이다. 첨부한 그림 2장은 보고서 수치로 따로 그렸다.
두 보고서는 무엇이고, 왜 같이 읽어야 하나
앤트로픽은 클로드를 만드는 AI 회사다. 회사 안에서 클로드를 누구보다 많이, 먼저 쓰기 때문에, AI가 일터를 바꾸는 모습이 다른 회사보다 먼저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첫 번째 보고서 "How employment is changing at Anthropic"은 그런 회사 안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일하는 방식과 채용이 실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기록했다. 사내 인사 자료, AI 사용 기록, 업무 산출물, 슬랙과 캘린더 기록, 채용 평가표, 직원 설문과 직원 17명 인터뷰를 썼다.
두 번째 보고서 "The AI Expectations Gap"은 같은 회사 직원들과 일반 미국인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AI의 미래를 얼마나 다르게 내다보는지 비교했다. 미국 성인 1만 980명 설문은 여론조사 회사 모닝 컨설트가 8월 1123일 진행했고, 앤트로픽 직원 1,334명은 8월 912일 사내 설문에 답했다.
첫 번째 보고서가 "AI를 가장 많이 쓰는 곳에서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두 번째 보고서는 "그 일을 겪은 사람과 겪지 않은 사람의 전망이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 준다.
1부. 앤트로픽 안에서 무엇이 바뀌었나
에이전트가 사람보다 더 오래 일하게 됐다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을 맡기면 스스로 여러 단계를 실행하는 AI다. 앤트로픽에서는 에이전트가 일한 시간이 2026년 3월 처음으로 직원 근무 시간을 넘었다. 직원이 직접 띄워 대화하며 쓴 에이전트만 세어도, 8월에는 에이전트 작업 시간이 직원 근무 시간의 6배였다(그림 1).
비교 기준은 이렇다. 에이전트 작업 시간은 AI가 생각하고 도구를 실행한 시간이고, 30분이 넘게 멈춰 있던 시간은 뺐다. 직원 근무 시간은 직원 수에 주 40시간을 곱했다.
그런데 에이전트가 늘 일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직원과 대화하며 쓰는 세션에서 세션 시간의 약 80%는 에이전트가 사람의 답을 기다린 시간이었다. 에이전트가 쓴 글을 모두 읽으려면, 개발자가 아닌 직원도 주 근무 시간의 절반 이상이 걸리는 양이었다.
회사 규모도 커졌다. 앤트로픽은 지난 1년 사이 직원이 3배로 늘었지만, 매출 1달러당 채용은 예전 대형 기술 기업들보다 적었다. 창업 5년 차인 앤트로픽의 직원 1인당 매출은 메타와 구글이 각각 창업 5년 차였을 때의 2~4배였다.
사람의 일은 "직접 하기"에서 "에이전트에게 일 시키기"로 옮겨 갔다
에이전트가 일을 많이 할수록, 에이전트에게 일을 시키고 관리하는 일이 새로 생겼다. 에이전트에게 늘 주는 지침 문서는 2025년 7월 수백 개에서 1년 뒤 8,500개로 늘었다. 에이전트용 작업 설명서, 작업 계획, 다른 에이전트의 결과 검토처럼 "일을 시키기 위한 일"은 직원 대화 세션의 10%(2025년 가을)에서 22%(2026년 봄)로 늘었다(그림 1).
2026년 4월 설문 주관식 답변에서 27%는 생산성이 올랐다고 답했고, 20%는 직접 일하던 역할이 클로드를 관리하는 역할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한 엔지니어는 여러 클로드가 급한 일과 사소한 일을 가리지 않고 똑같이 급하게 답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회의도 늘었다. 중간값 직원의 회의 시간은 1년 전보다 20% 늘었다. 에이전트는 활발한 공개 슬랙 채널의 거의 절반에 등장했는데, 사람끼리 주고받는 답글은 줄지 않았고 그 위에 에이전트 답글이 더해졌다.
에이전트는 기록으로 남은 것만 안다. 그래서 대면 회의나 개인 메시지로 정한 내용을 에이전트가 볼 수 있는 채널에 다시 남겨야 한다는 압박이 생겼다. 담당이 바뀐 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예전 굿즈 문서에 이름이 남아 있던 직원에게 에이전트가 티셔츠와 머그컵 요청을 계속 보낸 일도 있었다.
산출물은 늘었고, 코드 품질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엔지니어 1인당 코드 제출 속도는 6개월 전의 5배가 됐다. 코딩 에이전트를 쓰기 시작한 엔지니어는 다음 달에 추가한 코드 양이 3배가 됐다. 법무팀의 계약 처리, 재무팀의 인보이스 처리, 영업팀의 계약 성사 건수도 늘었다.
회사가 급성장하던 시기라, 늘어난 것이 정말 AI 덕분인지 가리기 위해 보고서는 코딩 에이전트를 쓰기 시작한 엔지니어 192명과 그 기간에 쓰지 않은 74명을 같은 달끼리 비교했다. 쓰기 시작한 쪽의 산출물이 크게 늘었다. 다만 보고서는 큰 프로젝트를 앞둔 사람이 먼저 도입했다면 효과가 부풀려졌을 수 있다고 밝혔다.
품질은 이렇게 확인했다. 같은 직원이 같은 달에 쓴 코드를 직접 쓴 것과 에이전트가 쓴 것으로 나눠 봤더니, 나중에 지워지거나 되돌려진 비율에 차이가 없었다. 보고서는 AI의 실수가 사람의 실수보다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업 쪽에서는 한 담당자가 이메일 초안과 고객관리 프로그램 입력을 자동화해 업무의 약 20%를 덜었다고 말했고, 다른 담당자는 남는 시간을 대면 미팅에 써서 만나는 고객을 30% 늘렸다고 말했다.
주니어 채용이 크게 줄었다
이 보고서에서 가장 큰 변화는 채용이다. 2025년 초 이후 기술 부서 신규 채용 중 주니어 비중은 27%에서 9%로 떨어졌다(그림 1). 기술 부서 전체 인원 중 주니어 비중도 21%에서 14%로 줄었다.
시작은 2026년 1월이었다. 클로드를 가장 많이 쓰는 팀들이 코드 작성과 버그 찾기를 점점 클로드에 맡기면서, 핵심 기술 부서에서 주니어 수요가 줄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4월 관리자 설문에서는 머신러닝 관리자의 약 3분의 1, 소프트웨어 개발 관리자의 약 5분의 1이 AI 때문에 채용을 줄였다고 답했다. 클로드를 어려운 일에 많이 쓰는 직무일수록 주니어 인원이 덜 늘었다.
개발자가 아닌 직원들은 직접 코딩을 하기 시작했다. 코드를 제출한 적 없던 비기술직 직원이 코딩 에이전트를 쓴 횟수는 2025년 8월 월 2회에서 2026년 5월 월 90회로 늘었다. 한 영업 담당자는 자기 업무용 대시보드와 데이터 연결을 3~4시간 만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체 인원 중 기술 부서 비중은 1년 사이 61%에서 56%로 낮아졌다. 기술직도 계속 뽑았지만 영업, 재무, 채용 부서가 더 빨리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커지면 보통 함께 늘어나는 사무·행정 인력은 회사 성장보다 천천히 늘었다. 한 임원 비서는 일정 관리와 이메일 분류용 에이전트를 만든 뒤 "클로드가 정말 초급인 행정 업무를 대신하는 단계는 이미 지났다"며, 자신은 더 상위의 일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부서로 옮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근속 1년 이상 직원이 매달 부서를 옮기는 비율은 2026년이 2025년보다 50% 높았다. 클로드 앱의 인사말 같은 문구를 쓰던 디자인 팀은 에이전트가 문구를 쓰도록 만든 뒤, 클로드용 지시문과 모델 평가를 쓰는 일로 팀째 바꿨다.
뽑는 기준도 바뀌었다
2024년 이후 입사한 수천 명의 면접 평가표를 보면, 지원자의 AI 도구 활용 경험을 언급한 평가는 2024년 기술직 약 5%, 비기술직 약 7%였고 2026년에는 각각 3배, 4배가 됐다. 기술직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평가 항목은 자율성과 판단력이었고, 특정 분야 전문성을 언급한 비중은 줄었다.
회사가 내놓은 대책과 한계
보고서는 앤트로픽의 방식을 다른 회사가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세 가지를 꼽았다.
- 주식 보상: 직원 다수가 회사 주식을 가지고 있어, AI로 회사가 잘되면 직원도 이익을 나눈다. 보고서는 1950년대 미국 자동차·철강 노조가 경영진의 작업 재편 권한을 받아들이는 대신 생산성에 연동한 임금 인상을 얻은 합의를 예로 들며, AI 도입의 이익을 나누는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조기 경보: 직무별 업무량과 생산성을 AI 사용량과 함께 보면서, 바뀔 위험이 큰 직무를 미리 찾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 내부 재배치: 그런 직무의 직원을 사내 다른 직무로 먼저 옮긴다.
보고서는 한계도 밝혔다. 내부 재배치를 약속하면 오히려 신규 채용을 망설이게 될 수 있다. 또 이런 조치는 이미 회사에 있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 주니어 채용 감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고서는 기업의 노력과 함께 재교육과 소득 지원 같은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부. 직원과 일반 미국인은 AI의 미래를 얼마나 다르게 보나
지금 AI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생각이 같았다
과학 연구를 설계하고 실행해 논문까지 내는 일을 AI가 지금 할 수 있다고 본 비율은 직원과 미국 성인 모두 약 4분의 1이었다. 지금의 AI에 대한 평가는 비슷했다는 뜻이다.
차이는 앞으로의 속도였다. 내년까지 이 일이 가능하다고 본 비율은 직원이 10명 중 9명, 미국 성인이 38%였다. 2030년까지 AI가 노벨상급 발견을 할 수 있다는 답은 직원 91%, 미국 성인 39%였다(그림 2). 질문에 따라 미국 성인의 19~40%는 AI가 그 일을 영영 못 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직원 중에는 많아야 2%였다.
AI를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직원 쪽에 가까웠다. 8개 과제 중 7개 이상을 2030년까지 AI가 해낼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AI 도구를 써 본 적 없는 미국인 28%, 미국 성인 전체 41%, 직장에서 AI를 정기적으로 쓰는 미국인 56%, 직원 96% 순이었다.
체감 속도도 달랐다. 문서 요약이나 이메일 초안처럼 AI가 잘하는 일을 확인·수정 시간까지 포함해 원래 시간의 4분의 1 이하로 끝낸다는 답은 직원 59%, 직장에서 AI를 쓰는 미국인 26%였다.
"내 일의 몇 %를 AI가 할 수 있나": 75% 대 28%
2030년까지 AI가 자기 현재 업무 시간의 몇 %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직원은 평균 75%, 미국 취업자는 평균 28%라고 답했다(그림 2). 80%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직원의 절반 이상, 미국 취업자의 5%였다.
직종 차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미국 취업자 중 컴퓨터·엔지니어링·과학 직군의 답은 33%였고, 그중 AI를 정기적으로 쓰는 사람도 40%로 직원보다 일반 미국인에 가까웠다.
그런데 실업률을 계산하는 방식은 같았다
설문은 지금 미국 실업률이 약 4.2%라고 알려 준 뒤 2030년 실업률을 물었다. 자기 일을 AI가 더 많이 할 것이라고 본 사람일수록 실업률을 높게 예상했다.
자기 일의 절반 미만을 AI가 할 것이라고 본 미국 취업자는 실업률 7~8%를, 80% 이상이라고 본 사람은 평균 12.2%를 예상했다. 12.2%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최고치보다 높은 수치다. 자기 일 중 AI 몫을 10%포인트 높게 볼 때마다 예상 실업률은 0.4%포인트씩 높아졌다.
중요한 점은 직원들도 같은 구간에서 미국 취업자와 거의 같은 실업률을 예상했다는 것이다. 같은 전제를 주면 같은 결론을 낸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두 집단이 "AI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다르게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경험하는 AI의 수준이 달라서 전망이 갈린다고 결론 내렸다.
경제 전망: 연 성장률 17.1% 대 5.4%
보고서는 앤트로픽이 앞서 낸 경제 전망 모델에 응답자 각자의 답(AI 능력, 퍼지는 속도, 줄어드는 작업 시간, 실직자 재취업 기간 등)을 넣어 2030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계산했다.
미국 성인의 답으로 계산한 성장률은 중간값 5.4%, 직원의 답으로는 17.1%였다(그림 2). 최근 미국 경제는 연 2% 안팎으로 성장해 왔으니, 미국 성인의 답만으로도 지금의 두 배 넘는 성장이다. 직원의 17.1%는 경제 규모가 약 4년 반마다 2배가 되는 속도다. 앤트로픽이 9월 공개한 온라인 퀴즈를 푼 140여 개국 방문자 2만 3,075명은 12.5%였다.
다만 두 집단 안에서도 의견 차이가 커서 분포가 많이 겹쳤다. 직원 10명 중 2명은 일반 미국인과 비슷하게 내다봤다.
직원들은 AI가 일을 대신해도 회사 인원은 늘 것으로 봤다
직원들은 자기 일 대부분을 AI가 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95%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회사 인원이 늘 것이라고 답했다. 증가율 중간값은 66%였고, 27%는 2배 이상을 예상했다.
반면 2030년에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직종을 바꿔야 하는 사람이 다시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리는 기간은 직원 중간값 12개월로, 미국 성인(7~12개월)보다 비관적이었다.
AI가 AI를 만드는 비중도 물었다. 직원들은 2026년 초 수준의 최신 AI 모델을 만드는 일 중 AI가 하는 몫을 현재 51%, 2027년 말 80%, 2030년 말 95%로 답했다(중간값). 보고서는 인원과 모델 개발에 관한 답이 직원 개인의 의견이며, 회사의 계획이나 측정치가 아니라고 밝혔다.
보고서의 결론
직장에서 AI를 많이 쓰는 미국인의 전망은 이미 앤트로픽 직원 쪽에 가깝다. 보고서는 AI 사용이 퍼지면 일반 대중의 전망도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나 바뀔지는 다른 회사에서도 AI가 앤트로픽 같은 최전선 AI 연구소에서만큼 많은 일을 하게 되는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원문: https://t.co/PukLPeQGCH
https://t.co/kJZ8VOaB0z
Today, we're publishing two new findings from inside Anthropic: how work and hiring are changing at a company at the frontier of AI adoption, and how Anthropic staff expect AI to change the economy.
https://t.co/ehPoxeJGH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