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8천 명을 줄이고 데이터센터를 택한 이유, 2030년 100명의 일을 30명이 하는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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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는 줄고 생산성은 치솟는 역설, 반도체와 전력이라는 두 바퀴에서 찾는 개인의 생존 지도
산업혁명의 역사를 돌아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고, 결국 돈이 흐르는 방향도 바뀌었다는 겁니다. 증기기관은 근육을, 전기는 공장을, 컴퓨터는 사무실을 바꿨습니다. 그런데 인공지능과 로봇이 동시에 달려오는 지금은 도구 하나가 바뀌는 수준이 아니라 일의 설계도 자체가 다시 그려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설계도를 숫자로 하나씩 펼쳐보겠습니다.
먼저 고용 시장의 체온부터 재보죠. 미국 재취업 컨설팅 회사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 집계로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발표된 감원은 44만 3,604건이었고, 이 가운데 약 10만 1,743건이 AI를 이유로 들어 전체의 23%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AI는 넉 달 연속 감원 사유 1위였습니다. 속도도 무섭습니다. AI 탓으로 돌린 감원 비중은 1월 7%에서 3월 25%, 4월 26%, 5월에는 40%까지 뛰었습니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장사가 잘되는 회사가 사람을 줄인다는 점입니다. 메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33% 늘어난 563억 달러, 순이익은 268억 달러였습니다. 그런데도 메타는 전체 인력의 10%인 약 8천 명을 감원하고 새로 뽑으려던 자리 6천 개도 비웠습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1만 4천 명, 올해 1월 1만 6천 명으로 짧은 기간에 3만 명을 줄였습니다. 오라클은 전체 직원 16만 2천 명 중 18%를 줄여 해마다 80억에서 100억 달러를 아끼고, 그 돈을 AI 인프라에 쓸 것으로 추산됩니다. 잭 도시가 이끄는 블록은 올해 약 120억 달러의 매출 총이익을 예상하면서도 직원의 40%를 내보냈습니다. 메타, 아마존, 오라클 같은 빅테크의 올해 AI 인프라 투자는 합쳐서 7천억 달러를 넘고, 기업들은 인건비를 줄여 그 투자비의 일부를 메우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나빠서 줄이는 게 아니라 체질을 바꾸려고 줄이는 겁니다.
여기서 경제학 이야기를 조금 해보겠습니다. 사람의 월급은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고정비입니다. 반면 서버와 로봇은 한 번 들여놓으면 전기와 유지보수만으로 하루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같은 매출을 더 적은 인원으로 낼 수 있다면 이익률은 자연히 벌어집니다. 교과서에서 말하는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장면이죠. 핵심 개념은 노동생산성, 즉 일하는 사람 한 명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입니다. 그런데 생산성이 두 배가 된다고 월급이 두 배가 되지는 않습니다. 늘어난 과실을 주주가 가져갈지, 노동자가 가져갈지, 아니면 값이 내려가 소비자에게 돌아갈지는 경쟁 구조와 협상력이 정합니다. 100명이 하던 일을 50명이, 2030년에는 30명이 처리한다는 시나리오가 무서운 이유는 바로 이 분배의 문제가 함께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생산성 격차는 숫자로 확인됩니다. 회계법인 PwC의 올해 AI 일자리 보고서를 보면 AI 노출도가 가장 높은 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가장 낮은 기업보다 40% 높았습니다. AI 노출 상위 20% 기업은 2018년 이후 노동생산성이 163% 늘었고, AI 역량을 갖춘 인력의 임금 웃돈은 평균 62%로 1년 전 57%보다 커졌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들 기업이 채용 증가율에서도 52% 대 36%로 앞섰다는 점입니다. AI를 사람 자르는 칼로만 쓴 회사보다 사람을 더 세게 만드는 무기로 쓴 회사가 더 멀리 달아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럼 일자리는 얼마나 흔들릴까요. 골드만삭스의 조지프 브릭스는 AI가 미국 노동자의 9%가 넘는 약 1,500만 명을 10년에 걸쳐 밀어낼 수 있다고 전망을 높였습니다. 다만 대부분이 1년 안에 새 일자리를 찾는다면 실업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최고점에서도 1%포인트에 못 미칠 것으로 봤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까지 전체 일자리의 22%가 흔들리고, 1억 7천만 개가 새로 생기는 대신 9,200만 개가 사라져 순증은 7,800만 개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같은 기간 지금 쓰는 기술의 39%가 낡거나 바뀐다고 합니다. 즉 일자리 총량보다 무서운 건 갈아타는 과정의 고통입니다.
그 고통은 사회 초년생에게 먼저 옵니다. 스탠퍼드 조사에서 22세에서 25세 소프트웨어 개발자 취업률은 2024년 이후 약 20% 떨어졌는데, 같은 회사의 30세 이상 개발자 고용은 오히려 늘었습니다. 간단한 코드 작성이나 기초 테스트처럼 AI가 쉽게 대신하는 일부터 사라진 거죠. 불안도 커졌습니다. 컨설팅사 머서 조사에서 AI로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한다는 직원 비율은 28%에서 40%로 뛰었습니다.
다만 과속은 금물입니다. 가트너가 매출 10억 달러 이상 기업 임원 350명에게 물어보니 AI를 도입한 조직의 약 80%가 인력을 줄였지만, 투자 성과가 좋았던 곳과 나빴던 곳의 감원율에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사람을 줄인 것 자체가 성과는 아니라는 얘기죠. AI의 한계를 깨닫고 다시 채용을 늘리는 미국 기업들도 나오고 있고, 가트너는 2027년과 2028년에 새 인력 수요가 생겨 2029년에는 AI로 줄어드는 일자리를 메울 것으로 봤습니다.
이번엔 산업 현장을 하나 들여다보겠습니다. 사진 한 장을 비싸게 팔던 게티이미지입니다. 문장 몇 줄로 그림을 뽑는 시대에 이 회사의 성적표는 냉정합니다. 2분기 구매 고객은 10% 줄었고 연간 구독자는 25% 감소했습니다. 다만 구독자 감소의 상당 부분은 무료 체험으로 끌어오던 고객 유치를 일부러 접은 영향이라고 회사는 설명합니다. 더 큰 상처는 경쟁사 셔터스톡과의 합병 무산이었습니다. 지난 7월 합병 계약을 해지했고, 크레이그 피터스 최고경영자는 18개월 넘는 시간과 1억 달러 넘는 비용이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결국 회사는 올해 매출 전망치까지 철회했습니다. 그래도 손 놓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난 6월 오픈AI와 여러 해짜리 이미지 공급 계약을 맺었고, 피터스 대표는 허가받은 고품질 이미지가 AI 검색을 더 쓸모 있고 믿을 만하게 만든다고 강조했습니다. 저작권이 깨끗한 원재료와 신뢰라는 무기로 AI에 맞서지 않고 올라타겠다는 전략입니다.
자, 그럼 돈은 어디로 흐를까요. AI가 굴러가려면 두 바퀴가 필요합니다. 반도체와 전력입니다. 반도체 쪽은 아직 뜨겁습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는 지난 10월 15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 600억에서 640억 달러 계획을 유지하면서 연간 매출 증가율 전망을 약 44%로 올렸습니다. 3분기 매출은 468억 7천만 달러로 1년 전보다 41.1% 늘었습니다. 삼성전자도 HBM4 매출이 양산 4개월 만에 1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문제는 전기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5년 485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945테라와트시로 늘 것으로 봤는데, 이는 지금 일본 전체 전력 소비보다 조금 많은 양입니다. 지난해에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17% 늘었고, AI 중심 데이터센터는 50%나 뛰었습니다. 미국은 더 빠듯합니다. 모건스탠리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미국 데이터센터에 약 68기가와트의 새 전력이 필요한데, 공사 중인 프로젝트와 확보된 전력망으로 채울 수 있는 건 30기가와트 정도라 38기가와트가 비어 있다고 계산했습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도 이제는 땅과 전력과 건물부터 확보해야 컴퓨터를 채울 수 있고, 그 과정에 2년에서 3년이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칩은 웃돈을 주면 당겨올 수 있지만 발전소를 새로 짓는 데는 3년에서 10년이 걸립니다. 그래서 PwC는 205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31조 6천억 달러, AI 확산이 빨라지면 약 50조 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봤습니다. 칩, 메모리, 변압기, 가스터빈, 냉각 설비까지 기회가 줄줄이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박수만 칠 때는 아닙니다. 국제통화기금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AI 붐이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투자와 기업 부채,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가 실제 생산성보다 앞서가면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은 AI 관련 주가가 적당히 조정만 받아도 세계 성장률이 0.4%포인트 깎일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기술의 미래가 밝다는 것과 지금 주가가 싸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지금을 과도기, 숨 고르기 구간으로 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자본은 넘치는데 전기가 따라오지 못하니, 주가는 기대와 현실 사이를 오르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2030년까지 AI 관련 자산을 모아간다는 전략도 맹목적인 몰빵이 아니라 원칙 위에 세워야 합니다. 시간을 나눠 꾸준히 사고, 반도체와 전력 설비, 실제로 AI로 돈을 버는 서비스 기업을 고르게 나눠 담고, 현금흐름과 부채와 몸값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배당으로 생활하겠다는 꿈도 한 번 더 점검해야 합니다. 성장 중인 AI 기업은 번 돈을 연구개발과 설비에 다시 붓느라 배당을 적게 주거나 아예 안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당이 목적이라면 배당 여력과 지속성이 확인된 기업을 따로 찾아야 합니다.
결국 선택지는 둘이 아니라 셋입니다. 첫째, 사람의 신뢰와 현장 손기술, 책임지는 판단처럼 AI가 흉내 내기 어려운 영역을 파고드는 것. 둘째, AI를 직접 부려 내 생산성을 몇 배로 키우는 것. 셋째, AI 혁명의 과실을 가져갈 기업과 인프라의 주인이 되는 것. 가장 강한 전략은 이 셋을 서로 다투게 하지 않고 함께 준비하는 겁니다. 로봇을 나 대신 일하게 할 수 없다면 로봇의 주인이 되자, 그리고 로봇을 가장 잘 다루는 사람이 되자. 오늘의 한 문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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