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사례
개발자 James Anderson은 AI가 만든 유료 앱의 '복제'가 연이어 발생하는 현상을 다루며, "개별적인 복제의 완성도가 아니라, 만드는 비용의 벽이 무너진 것 자체가 핵심이다"라고 논하고 있습니다.
2026년 10월 초, 미국 애틀랜타의 개발자 Brandon Thomas는 Adobe의 해지 수수료에 염증을 느껴 Photoshop부터 After Effects까지 총 7개의 앱을 Claude를 이용해 Rust 언어로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고, 이를 ArtCraft라는 이름으로 GitHub에 무료 공개했습니다(Gizmodo, PetaPixel 등 보도). Salesforce의 대용품이라 주장하는 CRM 등 비슷한 움직임이 다른 분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다만 저자 본인이 말했듯이, 이러한 복제작들 대부분은 초기 알파 버전 단계이며, 버그가 많고 실사용에 적합한지 가르는 마지막 10%의 완성도가 부족합니다.
저자의 분석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진정한 방어벽(해자)은 기술적인 독창성이 아니라, 동등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엔지니어와 오랜 시간, 그리고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비용의 벽'이었습니다. 대체품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가격 인상, 고유 형식으로 가두기, 일부러 복잡하게 만든 해지 절차 등이 만연했습니다. 무료 대안이었던 GIMP가 오랫동안 농담거리였다는 사실 자체가 그 벽의 높이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AI는 복제를 '잘'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싸고 빠르게' 만들게 했습니다. 한 사람이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면, 과거 자금력이 있던 팀이 수년간 들였던 작업에 몇 주 만에 도전할 수 있게 됩니다. 복제가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벽을 넘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효과를 발휘한다는 주장입니다.
저자는 대부분의 복제작은 방치되어 사라질 것이라고 인정합니다. AI로 시작하는 것은 쉬워졌지만, 마무리하고 유지보수하는 노력 자체는 거의 줄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만드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되었다는 변화는 되돌릴 수 없으며, 다음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아도,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대기업의 가격 책정이나 약관, 가두기 전략에 상한선이 걸린다.
- 사용자 측이 "싫으면 떠날 수 있다"는 협상력을 되찾는다.
- 자금력 있는 회사뿐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개인이 다수 만들어내면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탄생한다.
-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해자에 의존해 사용자를 억압했던 회사들이며, 사용자를 소중히 여겨온 회사일수록 영향이 적다.
나아가 저자는 대기업들이 AI의 효율성을 이유로 자체 엔지니어를 대량 감축하면서도, 같은 AI에 의해 자신들의 해자가 무너지는 아이러니를 지적합니다. AI는 양 진영을 모두 강하게 만들지만, 애초에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던 작은 쪽의 성장이 훨씬 크다고 봅니다.
- 법정 분쟁: 코드를 복사하지 않고 기능만 재현하는 '클린룸 재구현'은 정당한 생각이지만, 외관(Trade Dress)이나 상표권과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아 기술적 성과와 무관하게 소송으로 무너지는 복제작도 나온다.
- 유지보수되지 않는 무료 소프트웨어는 보안상의 위험이 될 수도 있고, 제작자가 흥미를 잃으면 방치되는 함정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소프트웨어는 이미 무료이고, 대기업은 끝났다"라는 말 역시 거꾸로 된 과신이라고 경고합니다.
생존하는 것은 복제가 아니라, "만드는 비용의 벽 안에서 사용자와 직원을 일회용으로 여기며 임대료를 계속 받아낼 수 있었던 시대의 종말"이라는 것이 저자의 결론입니다. 대기업은 형태를 바꿔 생존하겠지만, 무경쟁적인 지배는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자금력 있는 소수에서 아이디어와 AI를 가진 다수로 확산되었다고 정리합니다. (참고로 기사 내 개별 사례들은 작성 시점의 것이므로, 개별 복제의 완성도보다는 흐름으로 읽어주시길 저자 스스로가 주석을 달았습니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이 정말 엄청나게 쉬워졌습니다. 간단한 구독 서비스는 점점 필요 없어질 것입니다. AI로 직원을 줄인 대기업이 같은 AI에 의해 자신의 해자를 무너지고 있다는 후반부 이야기는 바로 그것입니다. 흥미롭습니다.
지금까지는 굳이 벽을 만들지 않아도 소프트웨어를 통째로 복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분위기만으로 "이렇게 이렇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순식간에 따라잡아 버릴 수 있습니다. 어디까지를 저작권으로 보호해야 하는지, 다시 질문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가두기 위해 일부러 불편함을 강요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다만 중소기업이라면 복사 소프트웨어로도 괜찮겠지만, 대기업이나 행정기관의 경우 책임이 따릅니다. 만드는 비용은 물론이고, 그 이상으로 "무슨 일이 생겼을 때의 책임 비용"을 누가 질 것인가. 진짜와 복제를 가르는 것은 아마 그 지점일 것입니다.
게다가, 복제가 이렇게 쉬워지면 법률 쪽도 개정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어디까지 감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단속할지에 대한 문제는 결국 남습니다.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법적 정비가 전혀 따라가지 못할 것이고, 이미 퍼져나간 것을 나중에 규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므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