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사가 엔비디아·메타·SK하이닉스인데 저평가라고요?
요약
AI 인프라 기업 에버퓨어(구 퓨어스토리지)의 기술적 해자와 실적 성장세를 분석합니다. 엔비디아, 메타 등 주요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하드웨어 판매를 넘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모델로 전환하며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에버퓨어는 DFM과 Purity OS를 통해 AI 추론 시대의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결함
- 최근 분기 매출 10억 달러 돌파 및 수주 잔고(RPO) 38억 달러로 강력한 성장세 증명
- 단순 하드웨어 판매가 아닌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중심의 고수익 비즈니스 모델 구축
-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센터 인프라 표준 선점 중
고객사가 엔비디아·메타·SK하이닉스인데 저평가라고요?
오늘 이 글을 보니 고객사하고 협력사 명단부터가 좀 비현실적이었어요.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구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AI 인프라를 떠받치는 이름은 거의 다 들어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주가는 작년 11월 100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지금은 80달러 중반으로 한참 내려와 있어요. 글쓴이 말마따나, 이 정도 라인업인데 왜 저평가냐는 거죠.
그 회사는 바로 퓨어스토리지예요. 정확히는, 올해 2월에 에버퓨어(Everpure)로 이름을 바꿨고요. 티커도 PSTG에서 P로 바뀌었습니다.
단순 사명 변경이 아니라, 하드웨어 스토리지 파는 회사에서 AI 시대 데이터 인프라를 총괄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로 가겠다는 선언에 가까워요.
그래서 이 회사가 뭘 하느냐면
지금 AI는 모델을 학습시키는 단계를 넘어,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GPU에 먹여줘야 하는 '추론 시대'로 넘어왔어요.
모델이 커질수록 GPU에 붙은 HBM 메모리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데, 그렇다고 느린 하드디스크나 일반 SSD에 데이터를 던져두면 병목이 생겨요.
수억짜리 GPU가 데이터를 기다리며 노는 거죠. 이게 데이터센터 설계에서 제일 비싼 낭비예요.
에버퓨어는 바로 그 병목을 푸는 회사예요. 핵심 무기가 다이렉트플래시 모듈(DFM)하고 자체 운영체제 퓨리티(Purity)인데, 설명이 의외로 단순해요.
보통 서버 회사들은 컨트롤러까지 다 박힌 '완제품 SSD'를 사다가 조립해요. 근데 이러면 SSD 하나하나가 알아서 내부 정리를 하다가 지연이 들쭉날쭉 튀어요.
에버퓨어는 컨트롤러를 떼버린 원시 낸드 칩을 직접 꽂고, 자기네 OS가 수백 개의 낸드를 통째로 제어해요. 그 결과 집적도는 확 올라가고, 데이터센터 전력하고 랙 공간은 확 줄고, 지연 시간은 예측 가능해져요. 이게 경쟁사가 쉽게 못 따라오는 해자입니다.
숫자가 진짜 좋긴 해요
가장 최근 분기인 FY27 1분기(5월 발표) 실적을 보면 왜 시장이 주목하는지 보여요. 총매출이 전년 대비 35% 늘어난 약 10억 5,300만 달러였는데, 특히 제품 매출이 무려 55% 급증한 5억 7,700만 달러를 찍었어요.
AI 인프라 깔겠다는 물리적 스토리지 수요가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죠. 직전 분기(FY26 4분기)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억 달러를 넘겼고요. 두 분기 연속 10억 클럽인 셈이에요.
여기서 제일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어요. 잔여 이행 의무(RPO), 그러니까 계약은 됐는데 아직 매출로 안 잡힌 수주 잔고가 38억 달러까지 불었어요.
전년 대비 41% 증가죠. 일회성 장비 판매가 아니라 구독 계약하고 하이퍼스케일러 장기 공급이 쌓이고 있다는 뜻이라, 앞으로 몇 년 매출이 장부에 미리 잡혀 있는 거예요.
영업이익(Non-GAAP)도 1억 5,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0% 가까이 늘었고, 총이익률은 70% 선을 지키고 있어요. 회사는 이 기세로 FY27 연간 매출 가이던스를 44억~45억 달러대로 상향했고요.
여기서부터가 진짜 재밌는 지점
원문 글의 핵심 가설은 이거였어요. "추론 시대에 HBM이 부족해지면, 에버퓨어가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에서 원시 낸드를 사다가 소프트웨어로 최적화해서 하이퍼스케일러에 독점 공급할 거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술 얘기는 정확히 맞는데 '하드웨어 박스를 독점 납품한다'는 그림은 살짝 오해예요. 그리고 그 진실이 오히려 더 좋은 그림이라는 게 포인트고요.
2024년 말, 에버퓨어는 톱4 하이퍼스케일러 한 곳과 HDD를 플래시로 갈아끼우는 업계 최초의 디자인 윈을 따냈어요.
이 고객사는 메타로 확인됐죠. 그런데 회사 CFO가 직접 밝힌 바로는, 이 계약은 에버퓨어가 하드웨어를 파는 게 아니에요. 퓨리티 소프트웨어와 DFM 아키텍처를 라이선스해주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예요.
실제 낸드 칩은 메타가 메모리 제조사에서 직접 대량으로 사서, 대만 ODM 같은 데를 통해 자체 화이트박스로 조립하고요.
무슨 뜻이냐면, 에버퓨어는 막대한 하드웨어 원가하고 재고 리스크를 다 덜어내고 초고마진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수익만 챙기는 그림이에요.
월가가 멀티플 리레이팅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거예요. 다만 "메타에 이어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로 확산된다"는 부분은 아직 기술 실증하고 파이프라인 논의 단계라,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 시나리오로 보는 게 맞아요.
그럼 주가는 왜 눌려 있나
실적도 좋고 해자도 단단한데 주가는 왜 빠졌냐. 단기 악재가 크게 세 가지예요.
첫째, 공매도 리포트
2025년 9월 케리스데일 캐피털이 'A Flash in the Pan(반짝하고 마는)'이라는 보고서를 냈어요. 핵심 주장은 "콜드 데이터를 대량으로 보관할 땐 여전히 HDD가 플래시보다 총소유비용이 훨씬 싸다"는 거였고, 메타 계약도 좁고 복제 가능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일 뿐이라며 깎아내렸어요.
의도적 편향이라는 반박도 나오지만, 하이퍼스케일러 침투가 늦어지면 주가에 선반영된 성장 프리미엄이 한 번에 빠질 수 있다는 건 분명한 리스크예요.
둘째, 낸드 원가 쇼크
2026년 들어 AI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면서 낸드 가격이 급등했어요. 이게 양날의 검인데, 가격 인상으로 매출은 밀어올렸지만 제품 총이익률은 한 분기 만에 180bp 빠졌어요(65.5%). 원문은 평균 판가를 70%가량 올렸다고 적었는데, 이렇게 가파른 인상은 기업 고객 구매를 미루게 하거나 물량 공세 가능한 경쟁사에 점유율을 내줄 빌미가 될 수 있어요.
셋째, 내부자 매도하고 가이던스
창업자 존 콜그로브하고 CEO 찰리 지안카를로가 올봄 수천만 달러어치 자사주를 장내 매도한 게 공시됐고, 회사가 제시한 다음 분기 가이던스가 높아진 컨센서스를 일부 밑돌면서 발표 다음 날 주가가 하루 만에 15% 가까이 빠졌어요.
그래서 싼 거냐
강세론의 근거는 두 가지로 압축돼요.
하나는 아까 말한 RPO 38억 달러
장부 밖에 쌓인 미래 매출 저수지죠. 구독형으로 체질을 바꾸면서 당장의 일시불 장비 매출은 줄어 보일 수 있지만, 그게 예측 가능한 반복 매출로 전환되면서 현금 창출의 질이 좋아졌다는 논리예요.
다른 하나는 멀티플 리레이팅이에요
지금 에버퓨어는 넷앱이나 델 같은 전통 스토리지 회사 수준의 보수적인 매출 멀티플을 받고 있어요.
근데 아리스타나 엔비디아 같은 고성장 AI 인프라 회사들은 그보다 훨씬 높은 멀티플을 받죠.
만약 시장이 에버퓨어를 '스토리지 박스 회사'가 아니라 'AI 데이터 플랫폼 회사'로 다시 보기 시작하면, 펀더멘털이 그대로여도 밸류만 크게 뛸 수 있다는 거예요.
실제로 기관 평균 목표가는 대략 8896달러 선, 추가 하이퍼스케일러 계약을 낙관하는 강세 뷰는 105110달러까지 보고 있어요. 회사도 자사주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우리 주식 싸다"는 신호를 주고 있고요.
다만 이 목표가들은 어디까지나 추가 계약이 나온다는 가정 위의 숫자라는 점은 꼭 기억해두세요.
한 줄로 정리하면
에버퓨어는 데이터를 그냥 보관하던 회사에서, AI 모델한테 데이터를 빠르게 먹여주는 회사로 변신하는 중이에요. 고객·협력사 명단은 화려하고 수주 잔고도 두둑한데, 낸드 원가·내부자 매도·공매도 잡음에 주가는 눌려 있는 상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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