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iAnalysis의 HVDC 견해에는 일부 동의하기 어렵다
요약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구조가 AC에서 DC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HVDC 도입 시점이 SemiAnalysis의 예측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CPO는 양산성 문제로 지연될 수 있지만, HVDC는 인프라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로서 조기 도입이 필요함을 강조합니다.
핵심 포인트
- HVDC는 2028년이 아닌 2027년 내 해결해야 할 생존형 과제임
- AI 서버의 높은 랙 밀도로 인해 전력 변환 효율 개선이 시급함
- CPO는 기술적 매력에도 불구하고 양산성 문제로 시장 침투가 느릴 것임
- 전력 병목은 네트워크 병목과 달리 우회 경로가 제한적임
SemiAnalysis의 HVDC 견해에는 일부 동의하기 어렵다
SemiAnalysis가 말하는 방향성 자체는 맞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구조는 결국 AC 중심에서 DC 중심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최종 형태가 800VDC/HVDC 기반의 전력 아키텍처라는 점도 맞다.
다만 문제는 타임라인이다.
SemiAnalysis는 800VDC의 본격적인 전환, 특히 데이터센터 전체 전기 구조를 바꾸는 중앙집중형 정류기 기반 아키텍처를 2028~2029년 Phase 3로 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부분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지금 AI 데이터센터가 마주한 병목은 단순한 “차세대 기술 채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장 전력 변환 효율을 올리지 않으면 랙 밀도와 전력비, 냉각비, 전력 인입 문제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적 압박이기 때문이다.
AI 서버는 이미 기존 데이터센터의 전력 설계를 벗어나고 있다.
GPU 수가 늘고, 랙당 전력 밀도가 올라가고, 전력 변환 단계가 많아질수록 손실은 누적된다. 기존 AC 기반 UPS·PDU·PSU 체계는 여러 번의 변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손실이 커지고, AI 워크로드처럼 부하 변동이 큰 환경에서는 더 비효율적이다. 2026년 공개된 800VDC 데이터센터 시뮬레이션 논문도 기존 UPS 기반 AC 공급망은 여러 변환 단계와 저주파 변압기로 인해 손실이 누적된다고 설명한다.
즉, HVDC는 “2028년에 해도 되는 선택지”가 아니다.
지금부터 2027년 안에 반드시 풀어야 하는 생존형 과제에 가깝다.
전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CPO는 지연될 수 있다.
구리는 더 오래 버틸 수 있고, 플러그형 광모듈도 아직 개선 여지가 있다. 실제로 SemiAnalysis도 CPO가 오랫동안 기대를 받아왔지만, 배치 가능한 제품은 2025년에야 본격 등장했고, 그 사이 플러그형 트랜시버가 비용 효율성·운영 친숙도·표준화 측면에서 기본 경로로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전력은 다르다.
광통신 병목은 “속도와 거리”의 문제다.
전력 병목은 “물리적으로 더 꽂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네트워크는 구리, 플러그형 광모듈, NPO, CPO 사이에서 우회 경로가 있다.
하지만 전력은 우회 경로가 제한적이다. 랙당 전력 밀도가 올라가면 결국 변환 효율, 배전 손실, 냉각 부담, 전력 인입 용량이라는 벽에 동시에 부딪힌다.
그래서 나는 HVDC와 CPO를 같은 선상에서 보면 안 된다고 본다.
CPO는 성능 최적화의 문제이고,
HVDC는 인프라 생존성의 문제다.
CPO 지연에는 동의한다
반대로 CPO 지연에 대해서는 SemiAnalysis의 견해에 크게 동의한다.
CPO는 기술적으로 매력적이다. 스위치 ASIC의 대역폭이 커질수록 전기 신호를 프론트패널까지 끌고 가는 방식은 점점 비효율적이 된다. IDTechEx도 스위치 ASIC 대역폭이 수십 Tbps에서 수백 Tbps로 올라가면서 플러그형 구조가 전력 소모, 신호 무결성, 프론트패널 밀도 측면에서 제약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문제는 양산성이다.
CPO는 단순히 광엔진을 가까이 붙이는 기술이 아니다.
열, 수율, 리워크, 테스트, 패키징, 광정렬, 서비스성까지 모두 같이 풀어야 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장애 발생 시 모듈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구조를 선호한다. 플러그형 광모듈이 여전히 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서 CPO는 방향은 맞지만, 시장 침투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당장 AI 클러스터는 멈출 수 없다.
그러면 고객은 완성도가 낮은 CPO보다 검증된 플러그형 광모듈, 구리, NPO 계열을 더 오래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
결론: HVDC는 앞당겨지고, CPO는 밀린다
내가 보는 핵심은 이것이다.
HVDC는 SemiAnalysis가 보는 것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높고,
CPO는 SemiAnalysis가 말하는 지연론에 동의한다.
전력은 지금 당장 풀어야 하는 병목이다.
AI 데이터센터는 GPU를 더 넣고 싶어도 전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확장할 수 없다. 전력 변환 효율을 높이고, 배전 손실을 줄이고, 랙 밀도를 올리는 일은 2028년의 과제가 아니라 2026~2027년의 과제다.
반면 CPO는 급하지 않다.
광통신은 아직 대체 경로가 있다. 구리와 플러그형 광모듈은 예상보다 오래 버틸 수 있고, CPO는 수율과 비용, 서비스성 문제가 풀릴 때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SemiAnalysis 견해를 투자 관점에서 해석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광통신 차세대 업그레이드는 지연될 수 있다.
하지만 전력 아키텍처 전환은 지연되기 어렵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CPO 순수 기대감보다,
전력 변환, HVDC, SiC/GaN, 전력 모듈, 서버 전원 아키텍처,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쪽이 더 현실적인 병목 투자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 줄로 말하면,
CPO는 꿈의 업그레이드지만, HVDC는 당장의 생존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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