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aS 종말론은 틀렸다 - 주가 급락을 둘러싼 5가지 오해와 Vertical AI
요약
최근 SaaS 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모델의 붕괴가 아닌 시장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과정입니다. 시장은 AI 에이전트 인프라로서 즉각적인 매출 성장이 보이는 기업에 집중하며, 독점 데이터나 규제 해자를 가진 Vertical AI 기업의 장기적 가치는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핵심 포인트
- SaaS 주가 하락은 내러티브 프리미엄이 제거되는 과정임
- 시장은 AI 에이전트가 거쳐 가는 인프라형 모델에 높은 점수를 부여함
- 독점 데이터, 규제 장벽, 워크플로 장악력은 여전히 강력한 해자임
- 현재 시장은 단기적 매출 가시성에 치중하여 장기적 가치를 간과함
이번 하락은 그동안 붙어 있던 "내러티브 프리미엄"을 덜어낸 것 - 애초에 높이 떠 있던 만큼 떨어질 때 더 크게 떨어진(높이 나는 새가 더 세게 떨어지는) 셈
손익계산서에 바로 안 잡히는 해자의 값이 깎인 결과
결국 Vertical의 방어력이 약해진 게 아니라, 옛날만큼 후한 밸류에이션 보너스를 안 줄 뿐이며 당장 눈에 보이는 AI 순풍에만 점수를 주는 상황
통념 3 - "시장이 장기 가치를 제대로 다시 매겼다"
최근 몇 달 주가를 가른 가장 뚜렷한 변수는 사용량만큼 돈 버는 과금 모델이었음
130개 종목을 6개 핵심 항목으로 블라인드 채점해 도출한 결론
반대로 워크플로 장악력·독점 데이터·규제 복잡성처럼 눈에 덜 띄는 해자는 보상받지 못함
시장이 본 해자는 사실상 한 가지 질문으로 압축됨 - "당신은 AI 에이전트가 거쳐 가는 인프라인가?"
사례 비교 - Bandwidth vs Doximity
Bandwidth는 R40 점수가 6에 불과한데도 280% 급등한 수평형
Twilio 경쟁사인 CPaaS로, RingCentral·Zoom 등이 쓰는 음성·문자 API를 판매
AI 음성 에이전트가 전화를 걸 때마다 쓴 만큼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
Tom의 말처럼 "AI가 늘면 쿼리·임베딩·벡터 연산이 늘어나는, 구조적인 순풍"
Doximity는 65% 하락한 수직형 ("의사판 LinkedIn")
제약사·병원이 의사 대상 마케팅을 위해 구독료를 내는 모델이라, AI 에이전트 시대에 어떻게 득을 볼지 당장은 안 보임
그러나 이 단순한 시각이 놓친 Doximity의 진짜 해자
네트워크 효과 - 의사의 80% 이상이 이미 가입했고, 다수 병원이 가입을 요구
데이터 중력 - PeerCheck, Pathway Medical 등 독점 임상 데이터를 모아 기존 고객에게 즉시 가치 제공
AI에 강한 조직 - 380명 R&D 팀이 Scribe, DoxGPT 같은 도구로 병원 대상 신규 매출을 만드는 중
원격진료·팩스·임상 문서와 깊게 엮인 워크플로, 그리고 HIPAA 규제 환경에서 나오는 규제 해자
결국 폭락장에서 살아남은 건 "당장 매출이 보이는" 기업뿐이고, "내일 곧장 돈 되는 곡괭이·삽"보다 조금이라도 복잡한 AI 수혜는 통째로 무시됨
Ben Thompson(Stratechery): "파괴와 가치 창출은 동시에 오지 않는다" - 시장은 지금 눈앞의 파괴와 가속만 가격에 넣고, 시간이 걸리는 장기 가치 창출은 빼놓고 있음
통념 4 - "모든 Vertical 해자가 똑같이 무너진다"
공개 Vertical SaaS 57개를 방어력의 출처에 따라 나누면 세 그룹으로 갈림
① 독점 데이터형
Verisk, FICO, Cadence, Veeva, CCC 등 20개사
남이 다시 만들 수 없는 데이터를 깔고 앉은 기업들 - 1년 전엔 같은 조건 수평형보다 220% 비쌌으나 현재 72%로 내려옴
그래도 20개 중 18개사는 여전히 수평형보다 비싸게 거래
② 데이터 없는 순수 규제 장벽형
Tyler Technologies, ADP, Constellation, nCino, Q2 등 16개사
데이터가 아니라 법·절차로 진입을 막는 유형 - 프리미엄이 120%에서 15%로 거의 증발
③ '수직 후광(vertical halo)'형
ServiceTitan, Par Technology, Toast, Lightspeed, MNTN 등 15개사
"수직 시장 장악·높은 재구매율·확장성"이라는 이야기로 1년 전 41% 프리미엄을 받았으나, 지금은 수평형보다 40% 싸게(디스카운트) 거래
눈에 또렷이 보이는 데이터 해자는 실적을 감안해도 여전히 높은 값을 받지만, 아무리 강한 데이터 중력도 이번 하락장에선 값이 거의 0으로 매겨짐
글이 제시하는 방어력 점검 질문 - "데이터가 독점적인가? 규제로 묶여 있는가? 소프트웨어가 거래 자체에 박혀 있는가?"
둘 이상 "예"면 대체로 안전하지만, 시장은 첫 번째(독점 데이터, 72% 프리미엄)만 인정하고 나머지 둘에는 거의 점수를 주지 않는 중
통념 5 - "애플리케이션 계층은 죽어간다"
시장은 AI가 퍼지면서 생기는 충격(개발 비용 하락, 에이전트의 업무 대체)은 이미 가격에 반영함
하지만 그 뒤에 올 차세대 AI 네이티브 소프트웨어의 등장은 아직 안 넣고 있음
그래서 AI에 당장 매출을 대주는 파이프라인만 보호받고, 나머지 소프트웨어는 전반적으로 깎이며 생존을 의심받음
데이터와 워크플로가 그 어느 때보다 값져지는 AI 정착 이후의 균형 상태까지는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음
패닉과 달리, 지금은 아직 파괴 국면의 초입일 뿐
The Verticalist 인용: 일부 Vertical 소프트웨어는 사라지겠지만 그 수명은 수평형보다 훨씬 길고, 차세대 Vertical AI는 일부는 폐허 위에, 대부분은 빈 땅(green field) 위에 새로 세워질 것 - 기존 벤더를 갈아 끼우는 것만으론 시장 자체가 커지지 않기 때문
LLM은 학습 데이터를 키우는 것의 가치와, 강화학습으로 에이전트가 더 똑똑해진다는 점을 증명함
다만 언어를 넘어서려면 AI엔 도메인 데이터와 의사결정 맥락이 필요한데, 이건 공개 인터넷 어디에도 없고 사고팔 수도 없으며 흔히 전문가의 머릿속에만 존재
이 데이터를 잡기에 가장 좋은 자리에 늘 있어온 게 Vertical 플랫폼
비관론자들은 "AI가 Vertical 시장을 줄인다"고 보지만, 글은 정반대로 시장을 크게 키울 것이라 주장
강한 해자를 갖고도 AI를 위해 자기 제품을 스스로 깨부술 각오가 된 일부 기존 기업은 살아남아 번성
그러나 최대 승자는 레거시의 폐허뿐 아니라, 공개 시장이 아직 상상조차 못 한 새로운 용례·예산·버티컬 위에 세워질 차세대 AI 네이티브 기업
부록 - 채점에 쓴 6가지 기준
① Proprietary Data Flywheel (독점 데이터 플라이휠)
1년 안엔 절대 복제 못 할 데이터가 쌓이는가 - Verisk의 수십 년 보험 청구 기록은 5점, 데이터가 고객 소유인 Dropbox 저장소는 1점
② Pricing Alignment (과금 정합성)
AI 에이전트가 활동을 늘릴 때 매출이 늘어나는가 - 사용량 기반 Bandwidth·MongoDB·Datadog은 최고점, AI가 사람 라이선스를 줄이는 좌석제 Asana·Monday.com·Workday는 최저점
③ Workflow Replaceability (워크플로 대체 가능성)
제품이 고객 업무에 얼마나 깊이 박혀 있는가(빼내기 어려울수록 고점) - Oracle ERP·ADP 급여는 5점, 일주일이면 갈아치우는 Dropbox·Amplitude는 1점
④ AI Credibility (AI 신뢰성)
챗봇만 붙인 게 아니라 진짜 AI를 만들 팀·투자·DNA가 있는가(R&D 비중·CEO 이력·AI 인수·실사용 제품 기준) - Palantir·Datadog은 5점, Tyler·Constellation은 2점
⑤ Domain Complexity (도메인 복잡성)
고객 환경이 얼마나 규제·전문성에 묶여 있는가 - Veeva의 FDA 임상 제출, Tyler의 CJIS 인증, FICO의 신용평가 규제는 5점, 장벽 없는 수평 시장은 1점
⑥ Agent Ecosystem (에이전트 생태계)
AI 에이전트가 업무를 지휘하는 세상에서 더 쓰일지 덜 쓰일지 - 에이전트가 통과하는 DB·통신 API·보안·모니터링은 5점, 에이전트가 쓸 일 없는 태스크 관리·대시보드·파일 저장은 1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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