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우상의 황혼』에서 소크라테스식 변증법을 직접 공격했는데, 여기에 니체의 디버거라는 이름을 붙인 건 역설적임.
암울하긴 해도 아도르노의 부정변증법이 더 잘 어울릴 듯함. 디버깅에는 끝이 없기 때문임. 낙관적인 기분이거나 아직 주니어 개발자라면 화해와 종결을 제시하는 헤겔의 규정적 부정이 맞겠지만, 그것도 한때일 뿐 결국 아도르노식 체념에 이르게 될 것임.
니체를 Reddit 댓글로 배운 듯한 글임.
흥미로운 건 니체의 소크라테스 비판이 권력과 권위의 이전에 관한 것이라는 점임. 니체에 따르면 주권적 권력은 정당화 없이 명령함. 그런 권력이 없던 소크라테스는 전통적인 권력투쟁에서 이길 수 없었기에, 논의를 이성적 담론을 통한 정당화로 재구성해 기존 귀족의 권위를 새로운 진리의 사제들에게 넘겼음.
그 바탕에는 덕이 곧 이성, 즉 진리 탐구라는 소크라테스의 도덕적 명제가 있었고, 그리스와 서유럽도 이를 받아들였음. 이 해석을 따른다면 우리에게 정당화를 요구하는 AI를 만드는 일은 AI에 권한을 넘기는 일로 볼 수 있음.
이 맥락에서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를 인용하는 것도 역설적임. 니체는 자신에 관해 한 말이었고, Ralph Waldo Emerson에게서 가져오면서 도덕적 측면을 제거한 것임.
아도르노, 특히 헤겔은 철학이 유행하는 허튼소리로 변하는 과정을 시작했음. 청년 헤겔학파는 헤겔의 강의와 철학에 대한 증오로 뭉쳤음. Max Stirner는 글을 잘 쓰고 이해하기도 쉬웠지만 이런 허풍쟁이들보다 덜 알려져 있음. 철학자들은 남의 글을 이해할 수 있으면 좋아하지 않기 때문임.
README.md에는 The anti-AI. 라고 적혀 있지만, 니체 그림도 AI 생성물이고 README와 코드도 AI로 만들었으며 Claude가 공동 작성자로 올라가 있음. nietzschian-debugger/tests/fixtures/sample-sessions/sample-v1.json의 대화 예시만 봐도 앱이 LLM으로 출력을 생성한다는 게 분명함. 그렇다면 반AI라는 건 무슨 뜻인가?
AI 이미지의 다른 문제를 떠나, 실존 인물의 모습을 AI로 생성하는 건 몹시 무례한 접근 같음. 적어도 실제 사진이나 초상화를 쓰는 편이 낫겠음.
니체라면 불평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살아 있는 사람의 홍보 포스터를 이런 식으로 만들면 꽤 우스울 듯함.
조금 더 읽으면 “깨달음의 순간으로 안내함. AI가 아닌 당신 자신의 깨달음으로”라고 적혀 있음. AI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계속 활용하도록 유도하려는 또 하나의 시도로 보임.
마르코프식 프로이센 러버덕인가? 순전히 개발자용 점성술 같지만, 나도 Copilot에서 Sonnet 3.5를 저렴하게 쓸 수 있던 시절에 재미로 “당신은 Uncle Bob임. 이 레거시 Java 서비스를 가장 깔끔한 코드로, 위에서 아래로 책처럼 읽히게 만들어 줘”라고 요청하곤 했음. 뭔가 배우기도 했고 재미도 있었으니 비난할 생각은 없음.
니체라면 AI와 LLM을 어떻게 봤을지 궁금해짐. 우상으로 봤을까, 인간이 이룬 성취의 기념비로 봤을까?
LLM에 사고를 대신 맡기는 건 퇴폐적이며, 권위의 환상에 쉽게 휘둘리는 나약한 의지로 봤을 것 같음.
내가 이해하는 권력에의 의지는 저항이나 마찰을 통해 장애물을 극복하는 의지의 힘이 생긴다는 개념임. AI는 사실상 그 반대로 작용하면서 인지 능력까지 상품화함.
니체라면 이를 플라톤의 이데아로 회귀하는 또 다른 형태로 봤을 것 같음. LLM은 본질적으로 인지 활동의 중간값을 내놓음. 최소 공통분모 속에는 초인이 없고, 점점 생각 없이 살게 되는 마약 같은 유혹만 있을 뿐임.
니체인지 아닌지를 떠나 괜찮은 아이디어임. 스킬이나 프롬프트로 압축해서 더 쉽게 옮겨 쓸 수 있지 않을까? 직접 시도해 볼 수도 있겠음.
재미있고 전제도 좋은 아이디어임. 철학자 선정으로 여기서 비판받으리라는 건 예상했을 듯함.
AI가 매일 열 번씩 자신을 극복하고, 자신과 화해하고, 진리를 찾고, 웃으라고 하면서 실천 횟수까지 추적해 준다면, 언제 자기 계발을 멈추고 편히 잠들어도 되는지 알 수 있을 것임. 그 정도는 해야 니체답다고 할 수 있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덕의 강좌에 대하여」 를 떠올리게 함.
파인만 기법처럼 학습 전반에 일반화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임. 특히 코드베이스는 내 머릿속 이해 모형을 디버깅하도록 도와달라는 접근을 실용적으로 적용하기 좋은 대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