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절삭 비트에 쓰이는 금속을 더 알아보고 싶음. 석유·가스 시추나 터널 굴착기도 극한의 조건에서 작동하는데, 맨해튼이나 스위스 알프스의 화강암을 뚫는 일을 생각하면 얼마나 힘든지 짐작이 감. 이 CNC 기계도 훨씬 작은 규모로 비슷한 일을 하는 셈임. 비트를 얼마나 자주 갈거나 교체해야 하고, 비용은 얼마나 들까?
바르셀로나의 가톨릭 성당 Sagrada Família 석공들은 2010년부터 CNC로 석재를 조각해 왔음. 나를 포함한 바르셀로나 시민 대부분은 살아생전에 성당 완공을 보지 못하리라 여겼는데, 올해 완공이 가능할 만큼 공사가 진척된 데에는 이 기술도 기여함.
정정하자면 CNC로 대략적인 형태를 잡은 뒤 수작업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임. 성당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렇게 하면 작업 속도를 크게 높이면서도 각각의 돌을 고유한 수공예품으로 남길 수 있음.
몰랐던 사실이고, 바로 이런 가능성 때문에 이 기술이 가장 기대됨. 역사적으로 아름답고 정교한 물건을 만드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었음. X에서 팔로우하는 이탈리아 회사는 르네상스 수준의 대리석 조각상을 CNC로 제작하는 데 특화돼 있음. 우리 사회의 영웅들을 기리는 청동상과 대리석상이 도시에 더 많아지면 좋겠음.
예술에서 인간적인 면모를 없앤다고 비판하기 전에, 조각가들은 늘 작업을 자동화하고 시간을 줄일 방법을 찾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음. 해당 웹사이트도 이를 짚고 있음.
고대 이집트에서는 격자와 측정 도구로 형상을 확대·축소해 재현했고, 로마 공방은 주형과 틀로 그리스 조각의 대리석·청동 복제품을 대량 제작함. 18세기부터는 모형의 기준점을 대리석에 옮기는 포인팅 기계까지 사용함. 증기기관으로 유명한 James Watt도 부조와 메달을 어느 정도 자동 복제하는 기계를 만들었음. 고딕 건축의 장식도 오늘날 생각하는 예술처럼 제작자의 내면을 표현하는 작업만은 아니었음. 상당수는 대규모 석공 작업장에서 표준화된 기하학, 나무 형판, 반복되는 도안으로 제작됨. 그러니 CNC를 쓰는 것이야말로 진정 고딕다운 일임.
건물을 효율적으로 짓고 수리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함. 다만 재료의 저항이라는 개념도 있음. 맨손과 단순한 도구로 재료를 다루는 행위 자체가 명상 과정이 될 수 있고, 이는 수도사의 관조적 수도 생활에도 어울릴 듯함.
이 주제를 다룬 흥미로운 BBC 4 프로그램이 있음. https://www.bbc.co.uk/programmes/m0000xqt.
조금 보충하자면 포인팅 기계는 18세기에 나왔지만, 기준점을 옮기는 기법 자체는 훨씬 오래됐음. 전신인 세 컴퍼스 기법은 고대에도 알려져 있었고 15세기에 재발견됨.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을 자세히 보면 이 작업에 사용한 작은 구멍들이 대리석에 남아 있음.
다만 실제 고딕 조각과 장식은 이 기법이 실전된 시기에 해당함. 솔직히 중세 조각 대부분의 상대적으로 낮은 완성도에도 그 영향이 드러남. 어쨌든 네오고딕이라고 해서 나쁠 것은 없음.
정말 마음에 드는 이야기임. 거의 10년간 커피를 볶아 팔며 돈을 모아 산속 땅을 산 뒤, CNC 가공 기술까지 개발하며 돌로만 된 중세식 수도원 건설에 나섰음. 목표가 있을 때 사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놀라움.
기술 덕분에 이런 작업이 더 쉬워졌는데도, 화려한 장식 외벽으로 돌아가는 건축 흐름이 널리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늘 궁금했음. 지금보다 훨씬 재미있는 건축이 가능할 텐데!
가능은 하지만 추가 비용을 낼 의향이 있을까? 일반적인 주택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지을 수 있지만, 일부 장식은 건축비를 두 배까지 높이면서도 집값을 그만큼 올려주지는 못함.
대체로 주택 면적이 약 3,500제곱피트(약 98평) 에 이르기 전까지는 장식보다 넓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봄. 그 이상이면 직접 청소하기 부담스러워져, 정기적으로 청소 전문가를 고용할 여력이 없는 한 더 넓히기를 꺼리게 됨. 물론 개인차는 있지만 집이 커질수록 장식에도 돈을 쓸 의향이 생김.
임대 아파트는 더 어려움. 세입자가 아름다운 건물에 살기 위해 추가 비용을 내는 경우는 드묾.
나도 오래전부터 바라던 일임! 1911년에 지은 집에 사는데, 곳곳의 세세한 장식을 현대 건축 기준으로 재현하려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들 것 같음. 현대적인 미니멀리즘도 좋아하지만, 요즘 집에 흔한 석고보드 모서리 상당수는 디자인 선택이라기보다 비용 절감의 결과임.
역사를 보면 결국 미니멀리즘이 늘 승리함. 다만 오늘날 흔한 형편없고 값싼 시공·설계 관행과 미니멀리즘을 혼동해서는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