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만(Feynman)의 강의록에 이런 구절이 있다.
만약 대재앙으로 모든 과학 지식이 사라지고, 다음 세대에 단 한 문장만 전할 수 있다면——그것은 원자 가설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물질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작은 입자들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조금 떨어지면 서로 끌어당기며, 밀어붙이면 반발한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단언하며, 그 밀도를 보여준다. 세 단계로 완결되어 있다. 여기에는 불필요한 단어 하나도 없다.
이를 97점으로 본다.
같은 기준으로 노이만(von Neumann)의 에세이 「The Mathematician」을 채점했다.
그곳에는 "경험으로의 회귀를 통해 바로크화된 수학은 구원받는다"라는 진단과, "자신의 관점이 세 번 바뀌었다"라는 자기 수정이 있다.
평가는 90점으로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통찰은 날카롭지만, 결론의 밀도보다 사고 과정의 공개에 무게 중심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자신의 글을 채점했다.
초고는 88점이었다.
중심에 있었던 것은 이것이다:
사람은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질문을 만들지 않는다. 위화감이 생겼을 때 비로소 질문을 만든다. 그리고 위화감은 예측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을 때 생긴다.
이 발견은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온 것이다.
쿄쇼 미니츠(Kyosho Mini-Z)의 FDM 기어를 주행시켰을 때, 소리가 예측과 어긋났다. 그 위화감이 질문이 되었다.
그로부터 Cartesian형 FDM 프린터에서는 이동 속도 차이로 인해 기어 이빨의 접촉 조건이 비대칭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은 50년간 "측정하지 않으면 말할 수 없다"라는 자세로 현실과 마주해 온 축적에서만 나올 수 있는 질문이었다.
88점짜리 소재를 AI에게 주었을 때, 처음에 일어난 것은 "생성"이 아니다.
일어난 것은 구조의 재배치였다.
- 불렛 포인트를 산문 형태로 바꾸었다
- 중복을 삭제했다
- 발견의 흐름을 하나로 통합했다
결과 91점.
여기에 순서를 바꾸었다.
- 파인만을 서두에 배치한다
- 채점 기준을 먼저 제시한다
- 독자가 평가 기준을 내면화한 뒤 결론에 도달하는 구조로 만든다
결과 93점.
여기서 중요한 점은, AI는 내용을 늘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깎아낸 것이 아니라, 구조의 노이즈를 줄였다.
노이만도 파인만도, 단독으로 사고의 밀도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구조에는 다른 조건이 있다.
그것은 "소재의 존재"다.
소재란 정보가 아니다.
예측과 현실이 계속 어긋나는 환경과의 장기적인 접촉이다.
기어의 소리, 가공의 오차, 회전의 위화감——그러한 어긋남의 축적이 질문을 만든다.
AI는 그 다음 단계에 있다.
AI는 창조 장치가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질문과 소재의 압축 장치이다.
여기서 비로소 "같은 무대"의 의미를 정의할 수 있다.
천재와 같은 무대라는 것은, 능력의 비교가 아니다.
같은 압축률로 사상을 결정화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조건 아래에서는,
이 조합은 단독의 천재와 기능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
단,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소재 없는 압축은, 허공을 짜내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