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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iita헤드라인2026. 06. 10. 08:35

AI 시대, ASD의 '집착'이 무기가 되는 순간

요약

ASD(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성과 AI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원칙 사이의 놀라운 유사성을 분석합니다. 두 영역 모두 모호함을 배제하고 명확한 규칙과 수치를 사용하는 로우 컨텍스트(Low-context) 소통이 핵심임을 강조합니다.

핵심 포인트

  • ASD의 소통 방식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높은 일치성
  • 모호한 지시 대신 수치와 구체적 행동을 지정하는 로우 컨텍스트 대화의 중요성
  • Few-shot 및 Chain-of-Thought 방식의 효과적 활용
  • AI 시대에는 맥락을 읽는 능력보다 명확한 언어화 능력이 무기가 됨

저는 부주의함이나 충동성이 특징인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와, 강한 집착을 가진 ASD(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모두 안고 있는 당사자입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살아가기 힘들거나 불편한 점도 많지만, 프로그래밍의 세계에서는 이러한 굴곡(凸凹)이 그대로 무기가 됩니다.

매일 생성 AI (Generative AI)와 대화하며 코드를 작성하다 보니, 어떤 묘한 일치점을 발견했습니다.

세상에 넘쳐나는 프롬프트 (Prompt) 기법과 ASD의 커뮤니케이션 요령이 놀라울 정도로 겹쳐 보였던 것입니다. '이거 똑같잖아'라고 말이죠.

또한, AI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한탄하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저는 AI와 대화하는 동안 뇌의 기어가 맞물리며 시간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낍니다. 24시간 연속으로 코딩하여 번아웃 (Burnout)이 오더라도, 합법적 마약 같은 전능감과 쾌감이 남습니다.

왜 나는 이토록 AI와 상성이 좋은 것일까…….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AI 시대의 ASD라는 뇌의 OS (Operating System)가 왜 AI와 맞물리는지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ASD인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유효하다고 여겨지는 접근 방식과, AI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Prompt Engineering) 원칙을 나열해 보면 그 일치함에 놀라게 됩니다.

  • "복도에서 뛰지 마"가 아니라 "복도에서는 걸읍시다"라고 전달하기.

  • "이미지는 만들지 마"라고 지시하면, AI는 "이미지"라는 단어에 끌려 오히려 생성해 버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텍스트로만 답변해"와 같이, 수행하기를 원하는 행동을 직접 지정하는 편이 안정적입니다.

  • "가급적 빨리 해줘"는 모호합니다. "오늘 17시까지", "컨디션이 나쁜 정도를 10점 만점으로 말하면 몇 점?"과 같이, 공통 기준인 숫자로 치환하는 편이 통합니다.

  • "장문으로 자세히"가 아니라 "300자 정도로, 불렛 포인트 3개 이내로 요약해"와 같이, 글자 수나 항목 수를 수치로 지정하는 편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 추상적인 설명보다, 실제 결과물이나 작업 절차가 적힌 매뉴얼을 보여주는 편이 망설임 없이 재현할 수 있습니다.

  • 지시만으로 움직이는 제로샷 (Zero-shot)보다, 구체적인 예시를 몇 개 프롬프트에 포함하는 퓨샷 프롬프팅 (Few-shot Prompting)이 출력의 재현성을 높이기 쉽습니다. 적어도 제 체감상으로는 차이가 꽤 큽니다.

  • "무리하지 말고 연락해"가 아니라, "답장은 필요 없음. 도움이 필요할 때만 연락해"라고 관계의 규칙을 언어화하기.

  • "당신은 우수한 시니어 엔지니어입니다", "대상 독자는 초보자입니다"와 같은 역할이나 전제 조건을 처음에 명시해 두기.

  • 여러 가지 일을 병렬로 부탁받으면 뇌의 워킹 메모리 (Working Memory)가 과부하됩니다. "우선 A를 인쇄해"와 같이 한 번에 하나의 액션씩 나누기.

  • 복잡한 태스크 (Task)를 한꺼번에 시키기보다, 사고 과정을 단계별로 분해하여 순서대로 풀게 하는 생각의 사슬 (Chain-of-Thought) 방식이 정밀도가 안정되기 쉽습니다.

두 세계 모두, 분위기를 읽는다는 하이 컨텍스트 (High-context)적인 상호작용은 없습니다.

AI도 ASD도, 말 이면에 있는 감정의 미묘함이나 암묵적인 양해를 전제로 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정보를 말의 표면에 얹는 로우 컨텍스트 (Low-context)적인 대화가 필요해집니다.

도달하는 끝의 최적해(Optimal Solution)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지금까지의 인간 사회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리는 능력"이 강하게 요구되어 왔습니다.

"그거 좀 해줘"로 업무가 진행됩니다. "적당히 느낌 있게"로 디자인이 전달됩니다. 전제를 공유한 사람들끼리라면 그것으로 충분히 돌아갑니다.

실제로 그것은 고도의 능력입니다. 상대의 의도를 보완하고 부족한 정보를 채워가며 진행하는 힘은 인간 사이의 업무에서 큰 무기가 됩니다.

하지만 AI에게는 그 전제가 없습니다.

AI는 분위기를 읽지 않고 문맥을 보완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말에만 의지하여 움직입니다.

그 결과, 인간 사회에서 평가받아 온 "눈치채는 능력"보다 "모호함을 없애고 언어화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장면이 많아졌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ASD의 특성으로 언급되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입니다.

지금까지 "너무 세세하다", "융통성이 없다"라고 여겨지기도 했던 특성이, AI를 상대로는 그대로 강점으로 기능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에게 "태스크 관리 기능이 있는 포모도로 타이머 앱"을 HTML 파일 하나로 만들어 달라고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많은 사람은 우선 이렇게 부탁할 것입니다.

"멋진 포모도로 타이머를 만들어줘. 태스크 관리 기능도 넣고, 타이머가 끝나면 소리가 나게 해줘."

이것은 딱히 나쁜 부탁 방식이 아닙니다. 사람을 상대로 한다면 충분히 통하기 때문입니다.

우수한 엔지니어나 디자이너라면 "멋진"의 의미를 보완하고, "태스크 관리"의 용도를 추측하며, "소리가 난다"의 이면에 있는 기대치까지 헤아려 줄 것입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그런 환경에서 일해 왔습니다. 그래서 무의식중에 많은 전제를 생략하며 대화합니다.

하지만 AI는 다릅니다.

AI는 생략된 전제를 보완해 주기도 하지만, 그 정밀도가 안정적이지는 않습니다.

그 결과, 얼핏 보기에는 완성된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 사용해 보면 미세한 빈틈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브라우저의 백그라운드 동작에서 타이머가 어긋나거나, 소리가 나지 않거나, 저장한 태스크가 사라지는 등의 문제 말입니다. 인간 사이의 업무에서는 강점이었던 '눈치껏 알아주길 바라는 전제'가, AI를 상대할 때는 그대로 불확실성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면, 모호함을 싫어하고 완벽하며 불확실성 없는 동작을 추구하는 ASD(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집착은, 마치 편집증적인 미의식처럼 작용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눈앞의 앱이 1초라도 어긋나는 것이 기분 나빠서 견딜 수 없다"는 감각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에 AI가 내놓은 어중간한 동작에 타협하지 않고, 우선은 작동하는 장난감을 스스로 투박하게 만져봅니다. 그리고 결함을 찾아내면 AI를 철저하게 몰아붙이며, 수정 작업을 1시간에 50회 이상 주고받는 "AI 네이티브 애자일 개발 (AI-Native Agile Development)"을 시작합니다.

"비활성 시에 타이머가 늦어진다. 타임스탬프(Timestamp)로부터 매번 재계산하는 로직으로 다시 써줘", "외부 음원에 의존하지 말고, Web Audio API로 전자 합성음을 생성해서 재생해줘", "첫 스타트 버튼 클릭 시에 AudioContext를 활성화해서 자동 재생 정책(Autoplay Policy)을 회피해"

사람을 상대로 이랬다가는 관계가 깨질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는 피로를 모르는 AI입니다.

ASD가 가진, 대인 비용 제로로 무한히 몰아붙일 수 있는 과집중력이 애자일의 랠리(Rally)와 맞물립니다. 최종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양 코드로 다듬어 나갑니다.

  • 타이머 정밀도 향상 (백그라운드 대책)
    setInterval에 의한 단순 감산은 사용하지 않는다. 시작 시각과의 차분(Difference)으로부터 남은 시간을 매번 재계산한다.
  • 음성 출력 (브라우저 제한 회피)
    외부 파일에 의존하지 않고, Web Audio API로 전자 합성음을 직접 생성한다. 첫 번째 탭(Tap) 시에 AudioContext를 활성화하여 브라우저의 제한을 회피한다.
  • 태스크의 영속화 (Persistence)
    타이머 종료 시에 태스크 수치를 업데이트하고, localStorage에 저장한다.

지금까지 사회 속에서 너무 세세하다고 여겨졌던 집착. 그것이야말로 AI를 상대할 때는 "버그가 들어올 틈을 주지 않는, 최고 해상도의 설계서"가 됩니다.

AI와의 대화에는 대인 관계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눈치를 보거나", "의도를 곡해당할까 걱정하는" 등의 감정적 마찰열이 없습니다.

상대가 감정을 가지지 않는 AI이기에, 타인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과집중이 끊길 때까지 한계까지 마주할 수 있습니다.

100의 로직을 입력하면 AI는 0.1초 만에 100 이상의 결과물을 돌려줍니다. 뇌의 기어가 딱 맞물릴 때, 먹고 자는 것도 잊은 채 몰입하는 과집중의 스위치가 켜집니다.

24시간 내리 이 고속 애자일 개발을 돌리다가, 마침내 AI의 이용 제한에 도달한 순간, "아, 날개가 꺾였구나..." 하며 기분 좋은 절망과 함께 정신이 번쩍 드는 일이 자주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가기 힘든 요인이었던 과집중이나 집착이, AI라는 사고 증폭기를 손에 넣음으로써 생산성의 원천으로 변합니다.

AI는 저에게 있어 제 특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였습니다. 지금까지 살아가기 힘들다고 느꼈던 부분이 환경에 따라 강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AI를 사용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집착이나 과집중을 "결함"이 아닌 "특성이나 강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발달 장애를 안고, 하이 컨텍스트 (High-context) 사회의 거친 파도에 지쳐버린 동료들에게 한 가지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툰 부분"으로 이야기되어 온 특성 중에는, 환경이 바뀜으로써 가치를 갖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AI는 그 변화를 더 잘 보이게 만든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저는 AI와 마주하며 저의 집착이나 과집중을 처음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ASD나 발달 장애인이 결코 만능인 것은 아닙니다. 살아가기 힘든 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나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쪽의 사람이다"라고 계속 생각해 왔던 사람에게,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분명합니다.

우선은 경계심을 풀고 말을 걸어보세요. 어쩌면 지금까지 결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의 모습이 조금은 달라 보일지도 모릅니다.

PS C:\Users\You > Hello AI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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