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코딩 에이전트 덕분에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수고가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라면, 기존 앱의 기능을 모두 갖추지 못하더라도 자신이 사용할 기능만 에이전트에게 만들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Photon Studio는 macOS, Windows, Linux에서 작동하는 무료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로, 공식 페이지에 따르면 Photoshop과 같은 기본 단축키를 사용하며 PSD나 PSB 파일을 레이어를 유지한 채 열 수 있다고 합니다. 개발자는 X(구 트위터)에서 AI 코딩 에이전트로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Photoshop은 기본적인 이미지 처리만 제공하는 제품은 아닙니다. Adobe는 지금까지 다양한 필터 처리, 그리고 문장으로 지시하여 이미지 일부를 그리거나 지우는 생성 채우기(Generative Fill)와 같은 AI 기능까지 많은 기능을 Photoshop에 구현해 왔습니다. Photon Studio가 그 모든 기능을 복제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기존 소프트웨어들은 모두 AI로 재구축되어 가치를 잃어갈까요? 이 글에서는 이 질문을 생각해봅니다. 단서를 얻기 위해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비교합니다.
하나는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나 간단한 CAD처럼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결과를 화면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를 들어 양자 화학 계산에 사용하는 Gaussian(가우시안) 같은 소프트웨어입니다. 매우 전문적이어서 일부 사람만 사용하지만, 이 분야에서는 업계 표준이 되어 있습니다.
같은 '재구축'이라도 이 두 가지 사이에는 조건이 상당히 다르게 보입니다.
그 차이는 두 가지 질문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술적 질문과, 누가 얼마나 대체품을 원하는지에 대한 경제적 질문입니다. 아래는 이 두 가지에 대한 가설입니다. 이는 제품별 사용자 수나 개발 비용을 측정한 것이 아닙니다.
본 기사는 필자의 원고를 바탕으로 Claude Code를 사용하여 교정 및 도표 작성을 했습니다. 논지 판단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AI는 코드를 빠르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것과 출력이 정확한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이미지 편집의 경우, 브러시의 描き味(그림 그리는 느낌)나 레이어 중첩 방식 등 많은 부분은 화면을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스크린샷을 보고 이상한 부분을 고치는 개발 방식도 적용하기 쉬울 것입니다. 물론 색상 관리나 복잡한 PSD 재현처럼 눈으로만으로는 부족한 부분도 있습니다. Photon Studio를 사용해 본 기사에서도 중요한 PSD는 직접 열어 확인한 후에 전환해야 한다고 주의했으며, CMYK 인쇄 과정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사례로 언급되었습니다(Elma의 리뷰).
CAD 역시 간단한 형태를 만드는 곳은 보고 확인할 수 있는 편이지만, 정밀한 기하학적 계산이나 형태의 연결 방식(위상수학, Topology), 제조 공정과의 일관성은 엄격하게 검증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습니다. CAD를 한 묶음으로 취급하여 쉽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Gaussian과 같은 양자 화학 소프트웨어에는 또 다른 어려움이 있습니다. SCF 계산이 수렴하여 에너지 값이 나오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구현이 정확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기저 함수(Basis function), 적분 평가, 수치 안정성, 근사 방식 선택, 알려진 벤치마크와의 일치 등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합니다. 오류가 가장 그럴듯한 수치 속에 숨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코드를 작성하기 쉬운 것과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시스템을 구축하기 쉬운 것은 같지 않습니다. 양자 화학 소프트웨어를 재구축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PySCF처럼 Apache-2.0으로 공개된 Python 구현체도 있습니다. 문제는 필요한 방법론, 정밀도, 사용법에 대해 신뢰를 어떻게 쌓아 올리느냐입니다.
Photoshop의 기능을 전부 재구축할 필요는 없습니다. 누군가가 실제로 사용하는 기능이 조금 갖춰져 있다면, 그 사람에게는 충분한 대체품이 됩니다. 확인하기 쉬운 기능이라면 작게 만들어서 바로 사용을 시작하고, 필요에 따라 추가해 나갈 수 있습니다.
과학 계산에서도 용도를 좁힌 대체품은 가능합니다. 다만, 그 용도 안에서도 출력이 타당함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용도에 맞는 검증용 데이터나 전문 지식이 없다면, 보기만 비슷한 것은 실용적인 대체품이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차이가 '만들 수 있느냐 못 만들 수 있느냐'의 이분법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얼마나 빨리 실제로 유용해지기 시작하는지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이 바로 사용자 규모입니다. 일반적인 이미지 편집 도구는 사용하는 사람이 많고, 사용 방식 또한 다양합니다. 반면, 전문적인 양자화학 계산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그에 비해 훨씬 제한적입니다. 여기서는 비교를 위한 정성적인 이야기이며, 구체적인 인원수를 추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용자가 많으면 대체 도구를 만들 동기 역시 커집니다. 개인용이든 상업용이든 여러 틈새시장이 생겨나고, 구현 사례, 공개된 라이브러리, 호환성 조사, 테스트가 쌓입니다. 그러면 AI 에이전트가 참고할 자료도 늘어나서, 재구축하는 기술적 노력까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이 작으면 개발자가 비용을 회수할 기회가 제한됩니다. 여기에 검증 과정의 어려움이 더해지면, 재투자할 이유가 더욱 약해집니다. 하지만 전문 시장에서도 단가가 높거나, 연구비가 지원되거나,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형성되는 등의 이유로 개발은 가능합니다. 사용자가 적다고 해서 대체될 수 없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두 가지 축을 한 장에 나타낸 것이 그림 1입니다. 가로축은 AI를 이용해 재구축하고 검증하는 난이도를, 세로축은 확보할 수 있는 수요의 크기를 나타냈습니다. 점들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기능이나 용도의 예시입니다. 좌상단처럼 수요가 크고 검증하기 쉬운 곳일수록 대체 구현 사례가 늘어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우하단처럼 수요가 전문적이고 검증하기 어려운 곳일수록 기존 제품이 남아있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1의 점 위치는 제가 가늠하여 놓은 것이지, 측정된 수치는 아닙니다. 같은 CAD 프로그램이라도 간단한 형태를 만드는 기능은 좌상단에, 정밀 설계 기능은 우측으로 치우칩니다. 제품 하나만 특정 지점에 놓을 수는 없다는 것도 이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바 중 하나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정리하자면, 재구축에 투자할 매력도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ightleftharpoons rac{ ext{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치}}{ ext{구현 비용} + ext{검증 비용} + ext{유지 및 운영 비용}}
이것은 측정하여 확인한 경제 모델이 아니라, 논점을 정리하기 위한 개념적인 수식입니다. 중요한 것은 AI가 주로 낮추는 것이 분자가 아니라 분모의 '구현 비용'이라는 점과, '검증 비용'이 하락하는 방식이 소프트웨어의 성격에 따라 다르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수요의 크기는 분모 측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수요가 크면 개발자와 자금이 모이고, 구현 사례와 테스트가 늘어나 재구축과 검증도 더욱 쉬워지고, 대체 도구가 증가하며, 다시 사람들을 끌어모읍니다. 이 순환을 그린 것이 그림 2입니다.
그림 2의 ①부터 ⑤는 수요가 클수록 돌아가기 쉬운 순환 구조를 보여줍니다. 우하단의 파란색 상자는 이 순환에 역행하는 힘으로, 대체 구현 사례가 늘어나도 사용자가 바로 전환하지 않는 이유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AI 시대의 비대칭성이 존재합니다. 수요가 크고 결과를 확인하기 쉬운 기능일수록 대체 구현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쉽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대체품을 만들 수 있어도, 사용자가 전환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제작 데이터, 파일 호환성, 플러그인, 공동 작업 시스템, 교육 자료, 지원, 브랜드에 대한 신뢰 등은 코드를 재작성해도 쉽게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Photoshop에는 그러한 주변적인 요소들이 쌓여 있습니다.
Gaussian도 마찬가지로, 강점이 단순히 '어렵고 아무도 코드를 못 쓴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결과에 대한 신뢰, 방법론의 성숙도, 사용되어 온 실적, 연구나 업무에 통합된 방식 또한 가치가 됩니다.
따라서 다음 세 가지는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기술적으로 재구축이 가능한가? 같은 기능을 만들 수 있는가?
- 신뢰하고 대신 사용할 수 있는가? 필요한 조건에서 정확하고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가?
- 경제적으로 전환이 일어나는가? 가격, 이동 비용, 주변 환경까지 포함하여 전환하려는 사람이 있는가?
이 세 가지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장이 작다는 것은 회사 성장에 불리합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로 재구축하는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시장이 작다는 것이 새로 유입되는 사람들의 의욕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검증 과정의 어려움이 더해지면, 기존 제품의 입지는 비교적 지켜지기 쉬울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큰 시장은 매력이 있는 만큼 많은 개발자가 몰려들어 지식과 검증 자료가 쌓이고, 만드는 장벽이 더욱 낮아집니다. 시장이 크다는 것이 기존 회사에게 반드시 방패막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시장은 단순히 사용자 수만으로는 측정할 수 없습니다. 기꺼이 지불할 금액, 1인당 단가, 용도의 중요도, 자금 출처, 규제, 오픈소스 문화에 따라 상황은 달라집니다.
AI가 코드를 작성하는 시대에는, 코드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이전만큼 강력한 진입 장벽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대신, '정확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와 '그 대안을 누가 얼마나 필요로 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지 편집처럼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일부 기능만으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분야에서는 AI로 만든 작은 대체 도구들이 빠르게 늘어날 것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취향에 맞춰 자신만을 위해 만드는 개인적인 소프트웨어(private software)도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소프트웨어는 스스로 만들어지는 형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도의 과학 계산처럼 수요가 전문적이고 검증이 어려운 분야에서는, 기존 제품이 쌓아온 신뢰가 더 오랫동안 가치로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AI가 구현뿐만 아니라, 검증 시스템 설계, 벤치마크 생성, 수치적 타당성 확인까지 저렴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면, 오늘날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야의 경계선조차 움직일 것입니다. 그림 1의 오른쪽 아래 지점이 점진적으로 왼쪽으로 이동하는 이미지를 상상해 보세요.
AI는 소프트웨어 제작 비용을 낮춥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소프트웨어가 대체될지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만들기 쉬운 정도만은 아닙니다. 정확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대체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 이 두 가지가 갖춰진 곳부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Photon Studio (Tenzen Studio 공식 페이지)
- Tenzen Studio 개발자의 X 게시물
- Free Photoshop Alternative: Is Photon Studio Ready Yet? (Elma)
- Adobe Photoshop
- Gaussian (공식)
- PySCF
본문의 시장 규모나 재구축의 어려움을 비교하는 방식은 개념적인 가설입니다. 개별 제품의 사용자 수, 비용, 성능을 측정한 것이 아닙니다. 링크는 2026년 10월 12일에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