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메모리 품귀의 청구서가, 엉뚱하게 당신 맥북으로 날아왔다.
요약
AI 데이터센터 수요 폭증으로 인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애플 등 완제품 제조사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HBM 중심의 메모리 공급 구조 변화가 기업 실적과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합니다.
핵심 포인트
- AI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메모리의 70%를 소비하며 공급 부족 유발
-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인해 애플 등 조립업체의 비용 부담 증가
- 마이크론 등 메모리 제조사의 폭발적인 매출 및 이익 성장
- AI 시대의 부가 가치가 완제품에서 하드웨어 상류로 이동 중
AI가 만든 메모리 품귀의 청구서가, 엉뚱하게 당신 맥북으로 날아왔다.
지난주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값을 최대 300달러 올렸다. 이유가 솔직했다. "부품값이 이렇게 빨리, 이렇게 많이 오르는 건 처음 본다." 그 부품이 메모리다. 애플은 그날 1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돈의 흐름을 따라가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메타 같은 빅테크가 올해 설비투자를 1000억 달러 넘게 쏟아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메모리 회사들은 남는 D램을 죄다 HBM으로 돌려 그 데이터센터에 판다.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 메모리의 70%를 빨아들이자, 소비자용 메모리가 동나고 값이 폭등했다. 1년새 D램은 300%, 낸드는 200% 뛰었다.
상류 끝의 실적을 보면 어이가 없다. 마이크론은 분기 매출이 415억 달러로 1년 전의 4.5배, 샌디스크는 매출이 250% 늘고 이익률이 55%포인트 뛰었다. 올해 들어 마이크론 주가는 3배, 샌디스크는 8배 넘게 올랐다.
같은 품귀가 누구에겐 폭발적 이익이고, 누구에겐 못 피하는 비용이다. 애플 같은 조립업체는 부품값에 끌려다니고, 칼자루는 위쪽 메모리업체가 쥐었다. AI 시대의 돈은 완제품이 아니라 하드웨어 상류로 역류하고 있다.
물론 이번 주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8~10% 빠졌다. 한국이 50억 달러를 들여 D램 공장을 늘린다는 소식에 공급과잉 걱정이 붙었다. 하지만 데이터센터가 메모리의 70%를 먹는 구조가 그대로인 한, 이 조정은 8배 오른 주가의 숨고르기지 흐름의 반전이 아니다.
돈이 어디서 나와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보면, 이번 사이클의 주인공은 아이폰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갈 칩을 못 대주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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