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태평양 해저 케이블 인근에서 어느 나라보다 오랜 시간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번 분석은 미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47개국 연구선 200척의 움직임을 비교했으며, 그 결과 중국 선박이 핵심 인프라 인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더 큰 비중의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도·태평양 국방 포럼(Indo-Pacific Defense Forum)이 보도한 이 분석은 이런 점에서 중국의 활동이 특히 의심스럽다고 지적합니다. 분석은 이처럼 "지속적이고 불균형한 활동"으로 볼 때 중국이 "사보타주(파괴 공작)나 잠수함 작전을 위한 지형 분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중 데이터 수집에 연구 선단을 활용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민간 연구선은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해 "그럴듯한 부인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국가에 더없이 좋은 위장 수단이 됩니다. 보고서는 샹양훙(Xiang Yang Hong) 연구 선단 소속 선박 한 척의 활동을 언급하는데, 이 선박은 2024년 7월부터 10월까지 미국과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괌 등을 잇는 해저 케이블 3개 인근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선박들은 마치 '잔디깎이처럼 빙빙 도는 패턴'으로 움직이는데, 보고서는 이 패턴이 정밀한 해저 지도를 만들기 위한 측량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선박 자체는 중국 해군 소속이 아니지만, 이들이 수집한 데이터는 향후 분쟁에서 중국을 위해 쓰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회색지대 연구 활동"은 중국이 필리핀, 베트남 같은 국가를 상대로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고, 중국 정부가 떨어져 나간 자국 영토로 여기는 대만에 대해서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주변국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권위주의 국가들이 해저 인프라를 장악하려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주 텔레그래프(The Telegraph)는 지난 5년간 러시아가 해저 케이블 인근에서 감시 활동을 벌인 사례가 500건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이란은 분쟁이 다시 불거져 미국이 추가 공격에 나설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해저 케이블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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