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왜 스팸으로 분류되지 않으면서 대량 이메일을 보내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가”여야 함.
발신 메일 서버를 돌리는 VM에 월 4.20달러를 내며, 나와 몇 명이 도메인 몇 개에 사용하고 있음. 오랫동안 배달 문제가 보고된 적은 없지만, 같은 도메인을 약 20년간 써서 평판이 쌓인 덕도 있음. 메일 발신은 VM 자원의 1%도 쓰지 않음. 호스팅 업체는 기본적으로 발신용 25번 포트를 차단하고 요청해야 열어주며, 스팸 신고를 받으면 다시 차단해 IP 대역의 평판을 유지함.
예전에 Yahoo! Mail의 스팸 방지 담당자에게 들은 얘기로는, 구독 해지보다 스팸 버튼을 누르는 사용자가 많다고 함. 직접 신청한 메일링 리스트라도 잊었거나 더는 원하지 않으면 스팸으로 처리함. 대형 메일 서비스는 사용자 간 필터링 결과를 어느 정도 공유하므로, 구독자의 20%가 스팸으로 표시하기 시작하면 다른 모든 수신자에게도 스팸으로 분류될 수 있음.
그래서 SendGrid 같은 업체에 다소 회의적임. 사실상 평판 세탁을 해주는 듯함. 워낙 많은 메일을 보내는 IP들을 사용하니 대형 수신 업체도 쉽게 차단하기 어렵고, 전체 발송량에서 스팸 비율도 그리 높지 않게 유지할 수 있음.
예전에는 누군가 스팸을 보내면 네트워크 운영자에게 연락했고, 발신자는 쫓겨나거나 다른 제재를 받았음. 기업과 이윤이 개입하면서 그런 관행이 사라짐. 무언가를 좋은 상태로 유지하려면, 그것을 망가뜨려 돈을 벌려는 이들을 제재해야 함.
여러 문제에도 이메일의 유연성과 긴 생명력은 여전히 인상적임. 동시에 기존 이메일에서 수십 년간 배운 교훈을 제대로 반영해, 새로운 이메일 시스템을 처음부터 만들 수 있으면 좋겠음.
스팸은 기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 핵심은 보안 경제학 관점에서 본 프로토콜의 경제적 구조, 즉 참여자 사이의 계약·대금 지급 관계와 그 부재에 있음. David Clark의 것으로 기억하는 거시경제적 Conway의 법칙에 따르면, 개방형 프로토콜은 이를 서비스로 운영하는 사업자 사이의 접점을 정의함. 설계 단계부터 누가 최종적으로 비용을 부담할지 고려해야 함.
이메일은 전화나 우편과 달리 발신자가 낸 돈 일부를 수신 측 사업자에게 넘기는 최종 배달 요금이 없음. 사전 접촉 없이 주소만 알면 보낼 수 있고, 전체 시스템에 규칙을 강제할 중앙 기관도 없으며, 인터넷 연결과 도메인만 있으면 쉽게 참여할 수 있음.
SPF와 DKIM처럼 발신자 인증을 강화하려는 접근도 있지만, 스패머는 새 신원을 쉽게 만들 수 있음. 결국 스팸 방지는 주로 평판 관리에 의존함. 수신 측은 IP·도메인·이메일 주소로 발신자의 평판을 추적하고, 발신 측은 평판을 지키려고 고객을 단속함. 이 구조는 SPF와 DKIM보다 수년 앞서 Paul Vixie가 RBL을 도입했을 때부터 같았음.
발송 비용의 상당 부분은 이런 단속에 들어감. 거의 공짜인 발송 비용과 극히 낮은 응답률에 기대는 저급 스패머를 억제하는 역할도 함. 다만 스패머에게만 비싸고 정상 발신자에게는 저렴한 가격을 정하기는 불가능함. 우편함에 들어오는 광고 우편과 정상 우편의 비율만 봐도 알 수 있음.
돌이켜보면 특정 발신자에게 미리 수신을 허용하는 기능은 당연히 있어야 할 듯함. 취소 가능한 권한 부여 URL로 구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동안 배운 교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궁금함. 이메일의 가장 큰 약점은 스팸이라고 봄. TLS를 쓰지 않는 서버는 별개로 하더라도 인증은 TLS로 “해결”됐고, 개인적으로 암호화가 아주 중요한 핵심 기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음. 그렇다면 이메일을 폐쇄적으로 만들지 않고 스팸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발신 측과 수신 측의 대형 이메일 업체들이 벌이는 돈벌이 수작일 뿐임.
SMTP는 그저 “낡고 우스꽝스러운” 프로토콜이 아님. 대화형 구조에는 합리적인 목적이 있음. 수신함이 존재하지 않거나 첨부 파일이 서버의 허용 크기를 넘으면 데이터를 보내지 않아도 됨. 수 MB를 보내고 나서 용량 초과를 알아차리거나, 지원하지 않는 인코딩으로 메시지를 보낼 이유가 없음. 단일 요청·응답 구조가 모든 곳에 맞지는 않으며, SMTP를 한 세션에 묶인 여러 요청과 응답의 연속으로 볼 수도 있음.
스팸함에서도 찾을 수 없이 사라지는 이메일은 또 어떤가? 내가 메일 서버를 관리할 때는 메시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전달하는 것이 자존심이었음. 의심스러운 스팸에는 표시만 붙이고, 어느 폴더로 보낼지는 사용자가 설정한 필터에 맡겼음. 사실상 서로 대등하게 연결된 운영자들이었고, 모두 안정적인 동작을 원했음.
지금은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나머지 모두가 사라지길 바라는 구조임. 작은 업체를 대놓고 없애거나 갑자기 메일 수신을 중단할 수는 없어도, 사용자 눈에 신뢰할 수 없는 업체처럼 보이게 만들 수는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