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종교
요약
진정한 속도는 단순히 서두르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측정과 기술적 기반 개선을 통해 얻어지는 상태임을 강조합니다. 무리한 속도 추구는 오히려 비용과 실수를 늘리므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실용적인 해법을 찾는 차분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핵심 포인트
- 정확한 측정은 기술 스택의 하위 계층 개선을 통해 유연성과 속도를 동시에 확보함
- 지나친 조급함은 계획과 합의를 방해하여 프로젝트의 신뢰와 사기를 저하시킴
- 고객 관점에서의 속도는 기능이자 경제적 가치이며, 실용적 해법의 기준 정의가 중요함
- 벤처 투자의 일정에 매몰된 속도 숭배는 기술적 현실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함
천천히 해야 매끄럽고, 매끄러워야 빠름
속도에 관해 배운 바로는 사람들은 측정하지 않거나 당장 편한 항목만 잘못 측정하는 경향이 있음. 올바른 측정은 수치로 객관화되지만, 자기 성찰이 어려운 사람처럼 측정 자체를 제대로 못 하는 사람도 있음. 추측한 수치는 80% 이상 틀리고 몇 자릿수씩 빗나가기 쉬움. 측정에서 나온 작은 개선은 예상 밖으로 크게 누적되며, 더 빨라지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술과 기법을 바꾸는 것임. 채용은 느리고 지연된 프로젝트에 사람을 추가하면 더 느려지며, 기술 스택의 하위 계층을 개선할수록 속도와 유연성을 함께 얻고 이를 활용해 규모를 키울 수 있음
조정 선수들은 마찰 없이 움직이는 상태를 스윙(swing) 이라 부름. 그네를 억지로 움직이기보다 중력과 운동량에 몸을 맡기듯, 배도 본래 빠르게 움직이려 하므로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방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함. 지나친 노력은 속도를 망치며, 스윙은 애쓰는 상태가 아니라 이미 도달한 상태임 — Houghton Mifflin, Mind Over Water
일부 사람이 자기 성찰을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이며, 정말 자기 성찰 자체가 불가능한 사람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움
코드베이스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측정하는 사람이라면 작은 개선에 그치지 않음. 대개 크고 명백한 개선 기회가 널려 있음
모든 것을 측정할 수는 없으며, 무엇을 측정할지 선택하는 것 자체가 편향을 끌어들이는 편집적 결정임
기술적으로 틀리지 않았더라도 고객 문제의 실용적 해법을 찾는 데 6주가 아닌 6개월을 써서 고객을 지치게 하면 프로젝트는 실패할 수 있음. 고객 관점에서 속도는 기능이자 경제적 가치임
텍사스의 8월 오후에 고장 난 에어컨을 고치려고 기술자를 부를 때의 심정을 떠올리면 됨. 복잡하고 불확실한 분야에서는 빠르게 반복하는 절차가 중요하며, 너무 빠른지는 고객이 드러내는 반응을 통해 판단하는 편이 나음
소프트웨어 고객은 행사 앱을 주문한 회사,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Walmart, AWS 서비스를 쓰는 개발자, 일반 Windows·iOS 사용자처럼 매우 다양함. 고객이 품질과 신뢰성, 해법을 통제하는 것도 아닌데 개발이 너무 빠른지 미리 알 방법은 없음
에어컨 수리는 긴급 수정에 가깝고, 더 나은 비유는 텍사스의 더위를 피하려고 집을 며칠 만에 지은 뒤 단열재와 고정되지 않은 벽, 외부 배선, 집 밑으로 쏟아지는 배관을 6년 동안 수리하는 상황임
글도 진짜 속도란 작업과 제약을 이해하고, 숙련된 사람들이 명확한 결정을 내려 반복 논쟁 없이 실행할 때 나온다고 봄. 계획과 합의를 방해하는 조급함은 실수와 비용을 늘리고 프로젝트·신뢰·사기를 망치기 쉬우며, 공황 상태를 기본값으로 삼으면 신속한 결과에도 실패함
기술자가 일주일 동안 여섯 번 찾아와 매번 고쳤다고 했지만 에어컨이 계속 고장 나는 상황도 생각해야 함
이 글이 긴급성 자체를 무시하자고 하는지는 의문이며, 실제로 긴급성을 외면한 회사나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도 궁금함
사업상 중대한 장애에서는 직급을 가리지 않고 아무 조치나 시도해 혼란을 키우곤 했고, 협력하고 문제를 이해한 뒤 해결했을 때보다 전체 시간과 영향 범위가 커졌음. 잠시 숨을 고르고 긴급성까지 포함한 전체 문제를 파악하는 차분하고 꾸준한 접근이 결국 더 빨랐으며, 고객에게 진행 상황을 알리고 우려를 달래는 일과도 양립 가능함
실용적 해법의 기준부터 정의해야 함. 6주면 된다는 판단도 6개월만큼 주관적이며, 처음에는 쓸 만해 보이던 결과물을 계속 갱신한다면 고객이 몇 번까지 참을지, 7주째의 문제는 얼마나 심할지도 따져야 함. 폭포수 모델을 애자일로 바꾼 뒤 끊임없이 갱신되는 실용적 해법 속에서 살게 된 셈임
속도 숭배는 벤처 투자의 시간표에서 나옴. 벤처 투자자는 출자자에게 수익을 돌려줄 기한이 있으므로 그 일정 안에 10배 성장할 수 있다고 믿게 해야 관심을 얻음
그 일정에 진심으로 얽매이면 기술적 현실을 무시한 임의의 기한을 정하고, 그 기한을 못 맞췄다는 이유로 프로젝트를 없애는 사람이 되기 쉬움
그 기한은 벤처 투자자에게는 임의적이지 않고 자금 비용이 결정함. 시장과 기술 사정은 중요하지 않으며 이익, 매출, 시장 점유율 중 하나라도 충분히 빠르게 성장하지 않으면 손실 처리하고 회사를 청산함
미친 듯이 성장하지 않으면 죽는 구조와 목표가 맞지 않는다면 벤처 투자를 받지 말아야 함. 서두르지 않고 개발하려면 검증된 제품 시장 적합성(PMF)과 뛰어난 영업팀이 성장 곡선을 책임지는 스타트업을 골라야 함
벤처 투자를 받은 회사는 전체 회사 중 극히 일부임. 대안인 부채 금융에는 기한과 긴박함이 오히려 훨씬 많음
벤처 투자 없이 자력으로 성장하는 회사의 긴박함은 더 클 수 있음. 일찍 대박이 나지 않으면 빨리 납품해 매출을 만들고 제대로 된 급여를 받으려는 압박이 현실적이며, 인력을 더 뽑아 업무를 나누기도 어려움
벤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넉넉한 현금 완충재와 추가 지원 가능성이 있어 오히려 덜 힘들었음. 투자자는 주식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창업자는 FAANG에서 일할 때보다 큰 부를 원하므로 위험에 상응하는 보상 압력은 투자 방식과 관계없이 생김
임의의 프로젝트 이정표나 일정도 유용함. 프로젝트를 없애는 기준으로 쓸 필요는 없지만 외부 변화와 비교해 노력의 성과를 드러내는 기준이 됨
기술적 현실뿐 아니라 가치 있게 할 만한 거의 모든 것을 무시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벤처 투자는 세상의 암과 같음
냉소적이던 육군 대령은 “충분히 짧은 시간 단위에서는 주기 운동조차 진전처럼 보인다”, “천천히 해야 매끄럽고, 매끄러워야 빠르다”라고 자주 말했음
트랙 경주의 급커브에서는 느리게 느껴져 더 빠르게 밀어붙이고 싶지만, 오히려 더 감속해 부드럽고 통제된 상태로 정확히 돌아야 이후 가속이 좋아짐. 느리게 진입하고 빠르게 탈출하는 원칙임
계산상으로도 100피트짜리 느린 커브에서 시속 1마일을 높이는 것보다 4분의 1마일 직선에서 시속 1마일을 높이는 편이 이득임
기초 군사훈련에서 교관들이 그 말을 끊임없이 반복했음. 장교 교육 과정 중 최루탄 알갱이를 가열하는 콘크리트 벙커에 들어가자 눈이 극심하게 타들어 갔지만, 의식적으로 생각하기도 전에 방독면을 꺼내 쓰고 필터와 제독 크림 절차까지 정확히 수행했음
방독면을 벗고 눈을 비비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있었던 것은 느리고 반복적인 훈련이 자동화된 빠른 행동으로 이어졌기 때문임. 탄창 교체와 노리쇠 전진 보조기 조작도 같은 원리임
엔지니어링 관점에서는 천천히 해야 매끄럽고 빨라지지만, 영업 관점에서 느린 것은 그냥 느린 것임. 6개월 뒤 더 높은 품질을 약속하는 동안 경쟁사가 5~10년짜리 드문 계약을 가져가면, 다른 일에 집중하는 정도가 아니라 배치할 곳 없는 팀 전체를 해고해야 할 수도 있음
회사가 올바르게 만들 시간은 주면서도 처음부터 결과를 요구하는 것이 실패 지점임. 인프라, 디자인 시스템, 컴포넌트 라이브러리, 시스템 설계에 6개월이나 1년을 쓰고 보여줄 결과가 없으면 비용 청구와 추적이 이상해지며, 앞으로 개발이 매우 빨라진다는 약속은 경영진에게 통하지 않음
긴급성이 실제일 수는 있지만 계획을 생략한다고 더 빨라지지는 않음. 몇 시간만 계획했어도 수주간의 헛수고와 재작업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음
단기간에는 서두르는 편이 맞아 보이지만, 잘라낸 모서리는 결국 따라잡힘. 영업팀이 큰 계약을 위해 구조를 고려할 시간도 없이 특수 기능을 끼워 넣거나 테스트 완료 전에 출시하도록 요구한 일을 겪었다면 잘 알 수 있음. 상대가 계약 한 건은 이겨도 장기전까지 이기는 경우는 드묾
철저하고 책임감 있게 천천히 하는 것과 무능해서 느린 것은 구분해야 함. 시장 압력은 실제이며 계속 느린 팀은 사라짐. 때로는 느림이 매끄러움과 속도로 이어지고, 때로는 그저 느릴 뿐이므로 둘의 차이를 아는 것이 핵심임
경력 초기에 경영진은 스트레스를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사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여길 때가 있음을 깨달음.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말은 당시 내 정신을 크게 흔들었음
진짜 경영은 경쟁하는 선택지 사이에서 제한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일임. 하지만 많은 관리자와 구성원은 경영을 사람을 통제하는 일로 여기며, 실제로는 더 열심히 일하는지 감시하는 감독자 역할에 머묾
나도 똑같은 말을 들었지만 흔들리기보다는 겉모습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CEO여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음
불안한 관리자는 상대가 불안해하지 않는 모습에도 불안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관리자도 많음
“움직임과 진전을 혼동하지 말라. 흔들의자는 계속 움직이지만 앞으로 나아가지는 않는다” — Alfred A. Montapert
글에 동의하기 어렵지 않지만 논의에서 마감 기한이 완전히 빠져 있음. 속도 요구가 언제나 진공에서 생기는 것은 아니며, 부당하면 맞서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항상 선택권이 있는지는 의문임
글은 일을 다소 이상적이고 느긋하게 보는 듯함. 완벽주의에 빠져 피드백을 기다리거나 필요 없는 것을 만드는 것보다, 일부를 망가뜨리더라도 빠르게 움직이는 데 명확한 이점이 있음. 이는 애자일 관리의 기본 교훈이며 절대적이지 않더라도 일반적으로는 편안하게 느껴지는 수준보다 더 빠른 속도가 유리함
글쓴이로서 마감은 대개 인위적 제약이라고 봄. 발사 조건이나 공급업체 생산 일정처럼 바꿀 수 없는 기한도 있지만, 흔히 실제 목표에서 주의를 돌리고 서두르기 위한 핑계나 심리적 채찍으로 쓰임
기한만 맞추려고 서두르면 당장은 빨라 보여도 팀이 낼 수 있는 최선보다 못한 결과가 나오고, 나중에 엉망인 결과를 치우느라 더 많은 시간을 씀. 모든 상황에 느긋함을 적용하자는 뜻이 아니라, 늘 빠르게 움직이면서도 목표를 거의 맞히지 못하는 환경에서 서두름 자체가 실패 원인인지 검토하라는 뜻임
FedEx가 배송 직원용 새 대시보드를 배포한 뒤 MacBook 접수 과정에서 시스템이 멈췄고, 직원은 수동 처리 후 영수증을 줬지만 잘못된 라벨이 출력됐음. 그 결과 Apple에 노트북이 도착하지 않아 몇 주간 여러 직원에게 상황을 반복 설명해야 했고, 한 달 뒤 Apple이 5천 달러짜리 새 노트북을 보내야 했음. 임의의 기한 때문에 서두른 소프트웨어 하나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한 사례이며, 속도를 늦추자는 말은 심리적 안락함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혼란을 막자는 의미임
대부분의 마감은 인위적이고 스스로 만든 제약임. 집 절반이 불타는데 회의를 예약하고 Slack으로 논의하자는 뜻은 아니며, 어떤 일은 실제로 더 긴급함. 글은 절대론이 아니라 속도 숭배를 비판하며 상황에 맞게 판단하는 규율을 요구함
속력과 속도 벡터는 다름. 100층 건물에서 떨어지는 사람은 엄청난 속력을 내며 날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목표를 향한 속도 벡터는 수많은 의존성을 숙고하고 올바르게 항해할 때 생김
대기업에서는 둘 다 중요하지 않고 결과물 대부분이 형편없음. 마감은 연간 성과 평가에 맞춰 계획되고, 경영진이 선호하는 사람들이 올바른 지표를 달성했다는 성공담을 만들거나 이정표를 바꿔 보상함. 그 성공을 훌륭하게 감독했다는 이유로 경영진 자신도 보상받음
경력이 길어질수록 이 원칙은 더 명확해짐. 하지만 젊은 동료가 아직 이를 깨닫지 못한 채 내 관리 계층 위에 자리하면 문제가 될 수 있음
“내가 낸 가장 큰 성과 중 일부는 작성하지 않기로 한 코드였다” 같은 말로 성찰을 유도하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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